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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rKS May 23. 2020

[독서 기록] 작은 것이 중요하다

엄지혜의 <태도의 말들>




사람들이 살아가는 여러 가지 태도

나는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 것도 재주라고 생각한다. 특히 업무로 인터뷰를 해야만 할 때, 이런 마음이 들었다. 인터뷰이에게 궁금한 게 없게 될 때만큼 난감한 상황이 없는데, 나는 자주 난감해졌기 때문이다. 자료 조사를 하고 공부하면 궁금한 점이 생길 것이라고 했지만 딱히 안 생기는 순간도 있었다. 그때 생각했다. 호기심을 갖는 건 분명한 재주다.


잡지사 등의 기자로 일했다던 저자의 주요 업무는 인터뷰였고, 내가 없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 쓴 글이라고 생각하니 관심이 갔다. 제목을 보고 책을 집었을 때는, '말하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를 깊게 할 줄 알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에피소드들이 짧아서 놀랐고, 태도가 말이 되는 순간들을 발견해 적은 저자의 재주에 두 번 놀랐다. 사소한 태도들을 기억하고 고마워하는 저자의 태도를 배워야겠다 생각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눈에 들어왔던 '중요하지만 사소한 것들'은 정말 작았지만 중요했다. 메일을 쓸 때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어쩔 수 없이 늦게 되었을 때 어떤 말이 가장 좋은지를 배웠다. 사소한 것들이 태도를 결정한다는 말은 이런 걸 이야기하는구나 알 수 있는 책이었다. 삶을 사는 여러 사람들의 태도를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그중 어떤 태도를 정하든 상관없다는 마음과 더불어, 폐가 되지 않는 것이라면 나의 태도를 유지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


소설을 잘 쓰는 건 가르쳐 줄 수 없지만 마감을 지키는 건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세상에 나가면 제때 원고를 쓰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될 텐데, 천재라면 F를 받아도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마감이라도 잘 지켜야죠. [소설가 김영하 편]


마감 중요하다. 제발, 누구든, 마감을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을 때 받게 되는 부담이 너무도 싫었다. 어떤 직업을 갖고 있든 마감을 지키는 태도는 모두가 배웠으면 좋겠다. 제때 제출 못하면 평가의 대상에도 속할 수 없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 

어떤 업무든 협업이 중요하니까, 제발 마감을 지킵시다, 모두들. 



책 한 권을 만나 인생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 봤어도
책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처음이었다. [뇌과학자 정재승 편]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면접을 볼 때, 사람들을 만날 때 "인생 책이 뭐예요?"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런데 대답을 쉽게 할 수 없다. 좋아지는 책이 계속 생기고, 좋아하는 책이 때때로 달라지는데 어떻게 한 권만 선정할 수 있나 싶은 마음에서다. 그래서 앞에 "지금 가장 좋아하는 책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는 하는데, 몇몇 사람들은 이런 내 태도가 우유부단하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상한가 생각해봤는데, 이 편을 읽고 책에 의미를 많이 두지 않아도 괜찮지 않나 싶은 생각을 했다.



내가 갖고 싶은 태도

나는 내 자신에 자신을 갖고 싶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나는 '내가 잘못한 거다.'라든지 '내가 잘못한 걸로 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겸손한 게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모든 게 내 잘못이라는 생각을 계속하니,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았다. 일을 못하고, 인간관계도 못하는 그런 사람.


지금 이런 자괴감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소한 것, 나를 잘 알아주는 것을 내게 가장 못해준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남들에게 지키고 싶은 예의를 나에게도 지켜주자 생각했다. 지금 나는 그런 사소한 태도를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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