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경태 Jan 17. 2023

전력 소요기획

ORD와 ROC


여기서는 소요제기와 소요가 결정되는 과정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ROC와 연구개발 결정시 작성하는 ORD 및 OMS/MP가 무엇이고, 그 역할을 아는 것이 목적이다. 




작전운용성능(ROC)

작전운용성능이란, 소요군에서 요구하는 목표성능을 획득기관인 방위사업청에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제품의 성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해당 소요군이 요구하는 성능"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내가 물건의 어떤 기능을 설정하고, 이대로 만들어달라고 요구는 것을 ROC라고 하는 것이지, 제품의 단순 성능을 ROC라고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국방의 비 R&D 사업 중 소요군이 요구하는 성능이 아닌 개발기관의 자체 목표성능인 경우에는 ROC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ROC의 항목은 구체화한 기본운용조건(승무원 수, 운용환경 등), 작전수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성능(속도, 파괴력, 생존력 등), 그리고 다른 체계와의 상호운용성, 기술적/부수적 성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작전수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성능과 상호운용성은 합참에서 결정하고, 기술적/부수적 성능, 전력화 지원 요소 등은 방위사업청에서 결정한다. 앞에서 소요제기기관이 제출한 소요제기서를 합참에서 합동전략실무회의를 통해 ROC를 구체화하고 조정한다. 합동전략회의를 통해 다시한번 심의하고, 최종적으로 합동참모회의를 통해 의결한다. 이렇게 결정된 ROC는 합동군사전략목표기획서(JSOP)에 해당 소요와 함께 반영한다. 이때의 ROC는 모두 초안이며, 해당 전력이 중기소요로 결정된 경우에는 방위사업청의 선행연구를 통해 ROC가 보다 구체화되고 사업추진을 위한 RFP가 나오게 된다. ROC는 소요획득을 위한 연구개발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시스템체계공학 절차 간 소요군과의 협의를 통해 조정되기도 한다. 또한 진화적 ROC란 개념이 있는데, 이는 전력화되는 시간에 비해 기술발전 속도가 빠른 경우 적용한다. 다시말해 최초 ROC가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낡은 성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단계별로 ROC를 향상해 나가는 것이다. 주로 지상에는 전투기 사업, 해상에는 함정 사업에 적용하는데, 지상의 경우 블록이란 용어를 쓰고, 해상에는 배치라는 표현을 사업명에 표기한다. 


운용요구서(ORD)

운용요구서는 중기계획 반영 소요 중, 연구개발을 통한 획득이 이루어질 경우 제출하는 문서이다. 운용요구서는 해당 장비의 능력, 적 위협, 임무시나리오, OMS/MP를 포함하는 문서로 소요제기기관이 국과연의 사전개념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다. 방위사업청에서 연구개발로 획득사업을 추진할 경우, 소요제기기관에서 방위사업청으로 운용요구서를 제출한다. ROC를 임무시나리오 형태로 발전시켜 상세히 기재함으로써 정확한 연구개발을 기획하는데 도움을 준다. 제출한 운용요구서는 방위사업청에서 발전시켜 최종 완성하며, 연구개발 중에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수정 및 보완할 수 있다. (논의의 여지가 있는 부분으로 전력발전업무에 의하면 방위사업청은 소요제기기관으로부터 운용요구서를 받는다고 되어 있지만, 방위사업관리규정에 의하면 소요군으로부터 운용요구서를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OMS/MP(운용형태요약/임무유형)

OMS/MP 란 해당 무기를 어떻게 운용하여 어떤 임무를 수행할 것인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운용요구서 부록으로 작성한다. 어떤 전장환경에서 임무수행을 위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제반요소를 판단하기 위해 작성하는 것으로 필요한 소요를 계량화(가용시간, 주행거리, 발사 탄수 등)하여 표기한다. OMS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해당 무기체계를 활용하는 다양한 방법을 나타낸다. 전체 임무 시나리오를 예상하여 작성하며, 마치 산을 표현하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아스팔트 도로에서 0~50도 경사구간별 기동거리와 속도는 각각 얼마여야 한다. 야지의 경우에는 0~50도 경사 구간별 기동거리와 속도는 각각 얼마여야 한다."와 같이 명시할 수 있다. MP는 전체 시나리오 중 발생할 수 있는 특정 이벤트에서 활용하는 방법을 나타내는 것으로 산에 있는 나무들을 표현하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공격임무(특정임무)에서 정상주행 시, 총 기동거리는 10Km이고, 운용시간은 1h, 탑재무기 발수는 10 발이다."와 같이 명시할 수 있다. 그리고 OMS/MP 는 전시와 평시를 구분하여 작성하는데, 평시는 주로 주특기 훈련이나 전술훈련 상황에서 필요한 요소들로 이루어진다. 정리하자면, 각 임무유형별(전시 및 평시, 공격 및 방어 등) 작전환경(도로형태 및 경사, 기후 등)의 임무수행 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형을 도출하여 분석하고, 각 유형마다 필요한 해당장비의 가용 및 운용시간, 기동 거리, 기동 속도, 무기 발수, 통신 등을 구체적으로 수치화하여 표기한 것을 OMS/MP라고 한다. 




정리하면, 소요제기 단계에서 소요제기기관은 해당 소요에 대한 사전개념연구를 바탕으로 소요제기서를 소요 결정기관에 제출한다. 그리고 소요결정기관인 합참에서는 여러 단계의 심의를 거쳐 수정/보완하여 작전운용성능(ROC)을 결정하고, 합동전략목표기획서(JSOP)에 반영한다. 연구개발을 통한 획득사업을 추진할 경우 소요제기기관(또는 소요군)은 방위사업청에 운용요구서(ORD)를 제출한다. 운용요구서는 사전에 잘 작성된 OMS/MP가 있어야 탄생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임무유형 및 작전지역에 대한 통찰력 있는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전 04화 선행연구 조사분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