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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May 16. 2024

봄날은 간다

봄을 그냥 지나치면 안 되는 이유

이제 어느덧 5월에 접어들었다. 이 시점이 되면, 웬만한 국방사업들은 공모가 끝난 시점이다. 공모를 끝내고 선정이나 과제 기획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2차, 3차 모집하는 사업이 아닌 이상 올해 사업은 끝이 났으며, 기업에서는 다음 해를 기약해야 한다. 국방사업들 대부분이 3~4월 시점에 공모를 하기 때문에 이 시기를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봄(3~4월) 기간을 잡아라

다른 중앙부처의 사업들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테지만, 국방 연구개발 및 지원사업들은 모두 봄 즈음에 시작한다. 그중에서도 굵직한 사업은 봄에 수요조사를 실시하는데, 이는 다음 해에 진행할 과제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굵직한 사업이란 사업 성과물이 곧 국방 소요에 반영 가능한 사업들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미래도전기술개발, 민군협력기술개발, 핵심기술연구개발, 핵심부품국산화, 전력지원체계연구개발, 국방실험사업과 같은 사업들이다. 이 사업들은 F 년도에 수요조사를 실시하여, 과제기획하고 F+1년도에 연구개발 주관기업을 공모한다. 그 외에는 국방벤처지원사업, 글로벌방산강소기업육성사업, 무기체계개조개발사업과 같은 사업들은 별도 수요조사 없이 F 년도에 주관기업 공모를 실시한다. 만약에 F 년도에 수요조사를 실시하는 사업이라면, 내부 기획과제로써 그 성과물이 군 소요에 반영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반면 F 년도에 바로 주관기업을 공모하는 사업이라면, 성과물 활용에 있어 군 소요 반영보다는 주관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데 중점이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F 년도 사업은 F-1년부터 준비하자

만약 봄의 기간을 지나쳐 버리면, 얼마간의 시간을 또 기다릴 수밖에 없다. F 년도 수요조사 때 참여하지 못했다면, F+1년 수요조사에 참여하여 F+2년 과제 주관기관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 F 년도 봄 기간을 그냥 지나치면 1년을 허비하게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봄 기간이 중요하다. 기업에서는 봄 기간을 지나치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 방산진입에 대한 로드맵이 구축되어 있어야 하고, 늦어도 F-1년 겨울에는 다음 해 봄에 수요조사 또는 공모를 위한 아이템 발굴이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 우리가 협약하고 있는 기업들 역시, 이런 점을 강조하지 않으면 가을과 겨울을 그냥 흘려보낸다. 그래서 가을정도 시기가 되면 기업들에게 연락해서 아이디어 회의 등을 진행한다. 실무자 중심의 브레인스토밍을 실시하여, 다음 해 연구개발 소요를 창출할 수 있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어떤 사업을 통해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다음 해 바로 진행이 필요한 사업인가? 소요 반영을 목표로 하는가? 민수에도 활용하기를 바라는가? 체계기업의 지원이 있는가? 같은 물음을 통해 우리는 목표사업을 설정해야 한다. 소요 반영까지 필요 없다면, 굳이 굵직한 사업을 필요가 없다. 국방벤처지원사업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시제를 만드는 걸로 끝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여하튼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템을 발굴하고 적합한 사업을 구상해야 다음 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


성과물 활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

다른 민수사업과 달리 국방사업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군 소요에 반영될 확률이 높은 사업과 그렇지 않은 사업이다. 앞서 말했듯이 수요조사를 실시하는 사업은 향후에 군 소요에 반영되어 획득이 이루어질 수 있는 사업들이다. 반면 수요조사 없이 주관기관 공모를 바로 하는 사업은 군 소요까지 연계될 가능성이 낮은 사업이다. 만약, 군 소요와 연계된다면 주관기관은 향후에도 체계기업 납품과 연계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군 소요와 연계되지 않는 경우에는 그 기술의 활용에 대해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판로를 확보해 나가야 한다. 물론 두 사업에는 장단점이 존재한다. 소요와 연계가 될 수 있는 사업이라면 양산까지 이어질 수 있겠지만, 그에 따라 사업관리 자체가 타이트하다. 또한 소요반영만을 기다리다가 목이 빠질 수도 있다.(소요 반영이 안되는 경우도 많다.) 군 소요와 연계될 가능성이 있는 사업은 군 활용을 위해서만 제작을 하게 된다. 향후 시험평가를 통해 "군사용 적합" 판정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무기체계에 적용이 되는 시제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제작된 시제는 군에서 말고는 활용이 안된다. 반면 그렇지 않은 사업인 경우에는 무기체계 적용에 관해서는 다소 자유롭고 사업관리 역시 타이트하지 않다. 군에 활용이 가능한 시제이긴 하나, 반드시 무기체계에 적용하기 위한 사업은 아니기 때문이다. 군사용 적합이라는 판정 역시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성과물 활용에 있어 무기체계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국방벤처지원사업을 통해 수통 내 물을 정화하는 알약을 만들었던 기업이 있다. 업체는 성과물이 군에 납품되지 않자, 민수(약국)에 판매할 수 있었다. 




이처럼 기업에서는 봄에 실시하는 국방사업을 놓치지 않게 전년도부터 준비해야 한다. 또한 목표사업을 선정함에 있어서도 그 성과물 활용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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