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판정: 10대 질병 분류

by 김경태

방산중소진단방법론에서는 기초진단, 역량진단, 진입진단의 과정을 통해 기업의 현재 상태를 다각도로 진단한다. 그러나 진단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에 따라 명확하고 직관적인 '진단명(질병명)'을 부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방산지원의 실무 현장에서 부처 간, 부서 간 기업정보 공유를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시도다. 의료 현장에서 환자가 A병원에서 진단받은 내용을 B병원에서도 진단명만으로 바로 파악할 수 있듯, 기업 진단에도 공통 용어로 쓰일 수 있는 진단 체계의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진단명(질병명) 도입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1. 효율적인 정보 전달: 기업의 상태를 진단명 하나로 간명하게 전달 가능

2. 맞춤형 사업 연계: 진단명에 따라 필요한 지원사업을 빠르게 매칭

3. 데이터 기반 사례 축적: 유형별 진단사례를 체계적으로 축적할 수 있는 기반 제공


현재까지는 아래와 같은 10가지 진단명이 개발되어 있으며, 이는 방법론에 기반한 실증 사례 축적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완 및 확장될 예정이다.




1. 기술부전장애(Technological Deficiency Disorder, TDD)

- 기업이 내세울 수 있는 고유한 원천기술이 없을 때 발병한다.

- 아이디어는 있으나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 부재하고, 기술 확보 전략 역시 뚜렷하지 않다.

- 이러한 경우, 무기체계 적용이 어려워 방산진입의 로드맵조차 그릴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


판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1) 기업이 가진 고유 기술이나 원천기술이 없다.
2) 적용 가능한 무기체계를 특정할 수 없다.
3) 방산 진입 전략이 부재하거나 현실성이 없다.


2. 군 활용 불안증(Military Utilization Anxiety, MUA)

- 방산지원사업을 통해 개발한 성과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 적용이 되지 않는 상태다.

- 주로 비 R&D 지원사업에서 발생하며, 획득체계와의 연결 고리가 부재한 경우 빈번하게 발생한다.

- 기획 단계에서부터 국방사업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업을 수행하면 이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판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군납으로 이어지지 못한 성과물을 보유하고 있다.


3. 기술검증 부족증(Technology Validation Deficiency, TVD)

- 민수에서 완성된 기술이나 제품을 그대로 방산시장에 적용하려다 발병하는 유형이다.

- 방산은 기술의 신뢰성과 안정성에 대한 별도의 검증 체계를 요구하며, 국방규격이나 공인 시험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적용이 불가능하다.


판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1) 민수 공인규격이나 인증을 확보하지 못했다.
2) 적용하고자 하는 무기체계의 체계기업에서 기술수용이 거부되었다.


4. 국방 R&D 정체증(Defense R&D Stagnation Disorder, DRSD)

- 연구개발에 대한 자체 투자나 조직이 미비한 제조중심 기업에서 주로 발생한다.

- 국방기술 트렌드 변화(예: AI, 드론, 우주 등)에 적응하지 못하고, 단순 제조역량에만 머물러 있는 경우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판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1) 기업부설연구소가 없거나, R&D 수행 역량이 부족하다.
2) 연간 연구개발 투자 비율이 낮다.


5. 국방 R&D 난청증(Defense R&D Deafness Syndrome, DRDS)

- 국방기획절차 및 국방사업의 성격을 잘 이해하지 못한 채, 사업을 기획할 때 발병한다.

- 기업이 추구하는 목표와 국방사업의 목표가 일치하지 않게 된다. 보통 국방 R&D 난청증이 있는 상태에서 국방사업을 수행하게 되면 군 활용 불안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판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국방기획절차나 국방사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6. 인증 부재증(Certification Deficiency Syndrome, CDS)

- 방산사업 참여를 위한 기본적 인증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 이노비즈, 메인비즈, 벤처인증 등은 필수는 아니더라도 각종 지원사업에서 가점을 주는 항목이며, 사업 선정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


판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이노비즈, 메인비즈, 벤처기업 인증이 없다.


7. 군 요구사항 이해 부족증(Military User Requirement Deficiency, MURD)

- 군의 운용 환경, 소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채 기술개발을 기획하는 경우다.

-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이 있다고 생각하나, 군에서는 쓸 수 없는 형태인 경우가 많다.


판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1) 국방 적용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하지 못한다.
2) 군 피드백이나 체계기업 자문을 받아 본 적이 없다.


8. 생산 최적화 장애증(Defense Production Management Disorder, DPMD)

- 생산설비가 부족하거나 원가경쟁력이 없어 국방사업 수행이 어려운 상태다.

- 설비 부족, 생산공정 미비, 외주 의존도가 높은 경우 나타난다.
- 특히 창업기업, 솔루션 기반 기업에서 자주 발생한다.


판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자체 생산설비가 없거나 외주 의존도가 높다.
2) 생산 원가 산정 및 절감전략이 미흡하다.


9. 방산 네트워크 단절증(Defense Network Syndrome, DNIS)

- 군, 방산기관, 체계기업과의 연계가 전무한 경우다.

- 방산시장의 보안성과 비공개성 때문에 네트워크 부재는 심각한 장애요소가 된다.


판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1) 교류하는 국방기관 또는 체계기업이 없다.
2) 방산 전시회, 설명회, 네트워크 행사에 참여한 적이 없다.


10. 수출전략 부재증(Export Strategy Deficiency Syndrome, ESDS)

- 수출 의지는 있으나 실행계획이 없는 상태다.

- 해외시장 정보 접근 부족이나 관련 지원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다.


판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수출을 희망하나, 실행 로드맵이 없다.
2) 수출 지원제도 활용 경험이 없다.




이상과 같이, 진단명 부여를 통해 기업의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며, 진단 이후에는 각 질병에 맞는 처방전과 교정방안을 적용할 수 있다. 앞으로 이 진단명이 현장 곳곳에서 널리 활용된다면, 기업의 상태를 단번에 전달하고, 적절한 지원을 연계하는 데 있어 방산육성 활동의 효율성과 체계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예시) 방산육성 실무담당자들 간의 대화에서

A 담당자: "A기업은 말이야. ESDS 말고는 다른 증상은 없어."

B 담당자: "아, 그렇군요. 그럼 방산수출 지원 관련 안내만 해주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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