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과 교정: 방산 연구개발 및 지원사업의 활용

by 김경태

앞서의 진단 과정을 통해 기업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최종적으로는 정의된 10가지 병증 중 하나 이상으로 판정되면 이에 맞는 처방을 설계해야 한다. 병증이 존재하지 않는 기업에게는 별도의 처방이 필요하지 않다. 오히려 그러한 기업은 지금까지의 역량과 경영 방식으로도 방산 시장에 자연스럽게 진입하거나 성장할 수 있으므로, 굳이 처방하기보다는 스스로의 전략을 유지하도록 둔다. 또한 기초진단과 역량진단 결과, 방산 진입을 논의하기에는 아직 시기가 이르다고 판단되는 기업에도 처방을 제공하기는 어렵다. 처방이란 곧 '교정'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의 준비가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성급한 처방은 오히려 부적절할 수 있다. 방산중소진단방법론이 제시하는 처방 단계에서는 현재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국방 연구개발(R&D) 및 지원사업들을 주요 도구로 삼는다. 기업이 처한 병증의 본질을 진단한 뒤, 가장 적합한 지원사업을 선택·연결해 주는 것이 바로 이 방법론의 핵심이다.


아래에서는 방위사업청이 주관하는 주요 연구개발 및 지원사업의 종류와 특징을 소개한다. 이는 기업 맞춤형 처방을 설계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도구들이다.




1. 국방 R&D사업

국방 연구개발(R&D) 사업은 무기체계의 획득을 목표로 추진하는 연구개발이다. 보안과제를 제외하면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의 적용을 받으며, 기본적으로 사업 공고 전 수요조사를 실시하는 구조를 가진다. 명시된 국방 R&D사업으로는 무기체계연구개발, 핵심기술연구개발, 미래도전국방기술, 전력지원체계연구개발이며, 범위를 넓히면 부품국산화와 민군겸용기술개발까지 포함할 수 있다.


무기체계연구개발

무기체계연구개발은 '탐색개발단계-체계개발단계-양산단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기본적으로 '계약'을 통해 실시하는 사업이다. 주관은 체계기업 및 국방과학연구소가 실시하며, 군의 요구에 따라 제작하는 사업으로 양산까지 이어지는 대표적인 방산의 획득사업이다.


핵심기술연구개발

무기체계연구개발에 적용할 핵심기술을 성숙화하는 사업이다. '기초연구-응용연구-시험개발' 단계로 구성되며, 기초연구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나 대학 실험실에서 수행하고, 응용 및 시험개발은 산업체가 맡는다. 양산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무기체계연구개발사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미래도전국방기술

현재 존재하지 않는 미래 무기체계를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사업이다. 현재의 군 소요와 직접적 관련이 없을 수 있지만, 개발된 기술은 향후 군 소요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 혁신적이고 모험적인 기술을 육성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전력지원체계연구개발

전력지원체계분야의 유일한 R&D사업으로, 무기체계의 무기체계연구개발사업과 동일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전력지원체계의 군 소요에 따라 실시하는 사업으로 군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다.


부품국산화사업

국산화사업은 다양하다. 방사청 주관의 국산화가 있고, 각 군 주관의 국산화가 있다. 방사청 주관의 국산화는 통상 '체계개발 및 양산단계'에서의 부품을 국산화하며, 각 군은 '운영유지단계'에서의 부품을 국산화한다. 방사청의 국산화는 핵심부품국산화·일반부품국산화·전략부품국산화·수출연계형 국산화로 성격에 따라 분류되고, 각 군의 국산화는 일반부품국산화만 존재한다.


민군겸용기술개발

민군기술협력사업의 일환으로, 민수와 군수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성과물에 대해서는 '무기체계개발, 기술개발, 부품국산화'로 분류하여 시험평가를 실시하게 되어 있다. 시험평가는 실제 무기체계 장착이 가능한 경우 장착 및 운용시험까지 할 수 있는데, 군사용 적합 또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는다. 이렇게 시험평가의 의무가 있는 사업으로 사업 종료 후 군 소요 반영 가능성이 높다.


2. 국방 비 R&D 사업

비 R&D사업은 국가연구개발혁신법상 R&D 예산이 아닌 방식으로 편성된 사업을 말한다. 연구개발이 아니라는 뜻이 아니라, R&D로 분류되지 않아서 수요조사 의무가 없고 주관기관 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는 특징을 가진다. 방산 R&D사업이 군의 '획득'을 위한 사업이라면, 비 R&D사업은 주로 중소기업을 '육성·지원'하는 목적이 강하다.


국방벤처지원사업/국방벤처인규베이팅사업

중소기업이 자유롭게 제안해 볼 수 있는 유일한 사업이다. 그만큼 방산분야 사업 중 높은 경쟁률(평균 8:1)을 보이고 있다. 국방벤처지원사업은 지원금이 3억 원 정도(혁신과제의 경우 최대 20억 원)이며, 군 활용 가능성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자 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성과물에 대한 군 소요 반영이나 납품연계 등은 규정된 바가 없어 불투명하다. 국방벤처 인큐베이팅사업은 성격이 국방벤처지원사업과 동일하며, 지원금이 최대 1억 원, 개발기간 1년 이내,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차이가 있다.


글로벌방산강소기업육성사업

수출을 목표로 한 중소기업 지원사업이다. 국방벤처지원사업에 비해 이노비즈·메인비즈 등 인증요건이 필요하며, 무기체계 적용이 가능한 부품을 개발하고 수출까지 연계하는 것이 목표다. 최대 3년간 30억 원 지원이 가능하며, 수출 대상국과의 협약이 있는 경우에는 패스트트랙을 통해 2년간 30억 원 지원이 적용된다.


무기체계개조개발사업

수출을 위해 기존에 개발된 무기체계를 해외 수요에 맞게 개조·개발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기업은 이미 개발 중이거나 완료된 무기체계 적용 부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지원 규모가 매우 커서, 최대 5년간 500억 원까지 가능하며, 현재는 중견·대기업의 참여도 허용된다.




연구개발 및 지원사업에는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며, 각각의 성격과 목적이 상이하다. 기업의 진단명과 현재 준비 상태를 고려해 가장 적합한 사업을 추천하고 연계하는 것이 방산중소진단방법론의 핵심이다. 기업이 처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맞춤형 교정계획'을 수립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진단 이후 처방 단계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에 대한 진단 결과를 기반으로, 위에서 소개한 다양한 R&D 및 비 R&D 사업 중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지원 수단을 조합·제안하는 일이 진단자의 중요한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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