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의 초등학교 졸업식

쏜살같이 지나간 6년의 시간들

오늘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초등학교 6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코로나가 터질 무렵 쌍둥이들은 입학을 했다.

무서운 할머니 담임 선생님을 만나 친절하지 않은 알림장을 받은 일,

남자아이들 엄마들이 모여 앉아 알림장 문장을 해독하듯 추측하던 시간들.

쌍둥이가 종이접기를 잘하지 못한다고 받았던 문자,

실뜨기를 못한다고 아이를 붙잡고 연습시키던 저녁들.

모든 일들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전학을 온 뒤 아이들은 정말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났다. 행복해 보이는 아이들을 보며 안도했고, 그 사이사이 엄마로서 잘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도 반복했다. 그래도 큰 탈 없이 초등학교 졸업식 날을 맞이했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벅찼다.


요즘 졸업식은 많이 간소하였다. 담임선생님과 사진을 찍을 시간도 없이, 여러 반의 학생들이 차례로 졸업장을 받고 행사는 끝났다.


아이들이 단상에 올라가는 방식, 단체로 띄워지는 사진, 불을 켜둔 채 흘러가던 졸업 영상까지. 어쩔 수 없는 직업병인지, 자꾸 아쉬운 장면들만 눈에 들어왔다.

이미 꼰대가 된 걸까. 나도 속으로 ‘라떼는’을 중얼거리며, 아이들 인생에 단 한 번뿐인 졸업식이 조금 더 정성스러웠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오랫동안 혼자 아이들의 사춘기를 준비해 왔다.
6학년 담임을 하며 아이들의 눈빛이 바뀌는 순간, 어른들이 얼마나 상처받는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사춘기를 맞을 때만큼은 덜 흔들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관계를 지키려 애써 왔다.


그런데 졸업식을 지나며 보니, 사춘기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2차 성징이 나타나고, 목소리는 변하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무엇보다 소중해졌고, 스마트폰과 카톡이 필요하다며 매일같이 이야기한다. 끝까지 스마트폰을 안 사줄 것 같던 친구 엄마가 중학교 입학을 계기로 휴대폰을 사줬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가 붙잡고 있던 마지막 동아줄이 끊어지는 것 같았다.


그래도 버틸 수 있는 만큼은 버텨볼 생각이다.
이부진 아들도 고등학교 3학년 내내 스마트폰 없이 지냈다지 않는가.


초등학교 1학년 때처럼 실뜨기와 종이접기, 알림장을 챙기지는 않아도 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과 학원 입학 테스트라는 또 다른 세계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초등학교 졸업은 아이들에게는 하나의 마침표지만, 부모인 나에게는 또 다른 시작처럼 느껴진다.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아이들이 크는 속도만큼은 막지 않되, 관계만은 놓치지 않고 싶다.


초등학교 졸업을 축하한다, 우리 아이들.
그리고
여기까지 온 나에게도
조용히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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