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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원 Aug 25. 2017

클라우드펀딩이 아니라 크라우드펀딩

크라우드펀딩이란 #1

 


 크라우드펀딩을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문가 분들도 간혹 헷갈려서 '클라우드펀딩'이라고 쓸 때가 있다.

데이터를 네트워크에 저장하는 기술인 클라우드 서비스 기술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일까. 단어가 비슷해서 잘못 표기한 것일 수도 있겠다.

어디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한 강연에서 클라우드펀딩이 4차 산업혁명의 카테고리 중에 하나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때 말하고 싶었다.


클라우드펀딩이 아니라 크라우드펀딩입니다.



단지 틀린 걸 고치고 싶은 욕구가 생긴 것이 아니라 그런 표기를 잘못 보고 잘못 알고 잘못된 지식으로 이 시스템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위해 고치고 싶었다. (고 말하고 싶다)



뜬구름 잡는 펀딩이 아니라면

크라우드펀딩은 무엇일까

지금부터 "크라우드펀딩"을 접해보도록 하자


크라우드 Crowd + 펀딩 Funding

간단하지 않은가, 대중들에게서 자금을 모집한다는 의미인 크라우드펀딩.

사실 간단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이기에 더욱 알아가기 힘든 시스템이기도 하다.

그래도 꽤 오랫동안 크라우드펀딩에 빠져 살면서 이런저런 정보도 찾아보고 했지만 대중에게서 자금을 모집하는 행위인 "크라우드펀딩"의 범위를 명확히 구분 짓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대중에게서 자금을 모집하는 행위를 크라우드펀딩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그 시초를 절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기록되지 않은 역사에 이미 그 행위를 하고 있었다면 틀린 게 되는 거니까.


하지만 "크라우드펀딩"이라는 단어가 처음 쓰이게 된 것은 2006년 마이클 설리반 Michael Sullivan이라는 사람이 블로그에서 언급한 것이 시초라고 알려져 있다. 당시 비디오 블로그 인큐베이터를 만드는 목적으로 출시했는데 프로젝트는 실패하고 말았다고 한다.


그럼 간단하게 2006년 이전과 이후로 살짝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겠다.




2006년 이전


 2006년 이전에 일어난 대중들에게서 자금을 모집한 사례는 여럿 있지만 일단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처음으로는 모차르트의 크라우드펀딩이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17세기 당시 책을 출판하는 선주문 형식의 시스템을 따해 자신이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들을 비엔나 콘서트홀에서 3번에 걸쳐 공연하기 위해 대중들에게서 자금을 모집하게 된다. 1783년 이러한 시도가 이뤄졌지만 실패하고 만다. 그러나 2년의 시간이 걸려 총 176명으로부터 자금을 모집하는 데 성공하게 된다. 오른쪽 사진이 후원자들의 성명 리스트이다. (출처 Cornell University Library)





두 번째 사례로는 자유의 여신상을 말하고 싶다. 만약 자유의 여신상이 크라우드펀딩으로 세워졌다고 말하면 믿을 것인가. 자유의 여신상은 프랑스가 미국에 주는 100주년 독립 기념 선물이었다. 여신상을 분해하여 긴 시간을 들여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왔지만 문제가 있었다. 뉴욕시에서 정부자금으로 받침대를 만드는 것을 시장이 거부하게 된다. 이로써 여신상은 도착했지만 세울 수 없어 고군분투하고 있는 끝에, 조셉 퓰리쳐가 이런 정치인들을 비판하며 신문에 자금을 모집하는 공고를 올리게 된다. 왼쪽 사진이 당시 신문기사다 (출처 BBC) 오른쪽 사진 조셉 퓰리쳐 (출처 위키) 이로써 160,000명의 사람들이 몰리게 된다. 75%의 사람들이 1달러 이하의 금액을 후원해 평범한 시민들이 이뤄낸 큰 성과로 알려져 있다.





2006 이후




인터넷이 생기게 되면서 크라우드펀딩은 더욱 크게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2008년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 다나에 링겔만 Danae Ringlemann은 독립영화의 자금모집이 어렵다는 것을 보고 당시 MBA 동기들과 인디고고 Indiegogo라는 사이트를 만들게 된다. 지금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양대 산맥 중 한 곳인 인디고고는 문화 콘텐츠 개발을 초점으로 더욱 확산되고 지금에 이르게 된다.



 지금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크라우드펀딩은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에 속한다. 돈을 주고 프로젝트를 후원하는 대신 그 프로젝트가 실현되고 제품이 만들어지면 가장 먼저 받아볼 수 있는 특권을 부여받는 것. 이런 시스템은 큰 장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신뢰의 문제로 허점을 보이곤 한다. 여튼 이 시스템이 처음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킥스타터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2009년 처음 시작된 이 사이트는 페리 첸, 얀시 스트릭러 그리고 찰스 애들러가 만들었으며 페달을 밟고 시작하자는 의미의 킥스타터는 각종 신박한 아이디어를 분출해 내며 크라우드펀딩을 알리는 주축이 되었다. 가장 큰 사례로는 VR시대를 열게 해 준 "오큘러스"가 있다. 오큘러스는 20억 원 규모의 펀딩을 받고 2년 후 2조 원에 페이스북이 인수해간다. 이런 성공 스토리가 전 세계에 퍼지며 크라우드펀딩의 가능성이 시작되었다.





현재로써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크라우드펀딩이 존재한다.

크게는


리워드형 (후원자가 제품이나 서비스의 특권을 받는 형식)

증권형 (후원자가 프로젝트 또는 기업의 주식/주권을 받는 형식)


이렇게 두 가지가 존재한다.

기부형도 있고 P2P 대출 그리고 ICO도 있지만 크게는 저렇게 두 가지가 있다고 알고 있으면 된다. 추후 더 자세히 형식에 대해 그리고 역사에 대해 써봐야겠다. 지금까지는 킥스타터와 다양한 성공사례로 리워드형이 각광을 받으며 크라우드펀딩을 알렸다면, 이제부터는 증권형이 크라우드펀딩이라는 단어를 더욱 널리 알릴 차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증권형 같은 경우는 미국에서는 JOBS ACT로 국내에서는 자본시장법으로 법에 제한을 받으며 시행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주식이 오고 가고 일반적인 프로젝트보다 금액이 커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아직 영국과 이스라엘이 이 같은 형식이 가장 발달돼있다는 것으로 필자는 알고 있으며, 국내와 미국 또한 이같이 발전할 수 있기를 정부가 큰 도움이 되어주었으면 좋을 것 같다.


다음으로는 크라우드펀딩의 역사를 더욱 디테일하게 혹은 주요 플랫폼들에 대해 써 내려갈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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