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를 맞으며 저녁먹는 여유로운 취미
우리집 방 한 구석, 창고처럼 쓰이는 공간에는 70%가 캠핑 장비로 채워져 있다.
결혼 전부터 캠핑을 좋아했던 아내는, 결혼 후에는 예전처럼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캠핑을 무척 좋아한다.
추석 긴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2박 3일 일정으로 캠핑장을 예약했다.
캠핑을 다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한 번 캠핑을 가기 위해서는 꽤나 많은 짐을 챙겨야 한다.
텐트, 침구류 같은 큰 짐들부터 숫가락, 젓가락 같은 사소한 것까지 챙길 게 한가득이다.
이것을 챙기기만 하면 끝일까?
캠핑장에 도착해서 텐트를 치고 짐을 정리하는 것 역시 결코 만만치 않다. 텐트를 세우고, 테이블을 펴고, 랜턴을 걸고 나면 어느새 해가 기울어간다.
텐트를 정리하고 음식을 먹다 보면, 어느새 왔다 갔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슬며시 찾아오는 것도 캠핑의 묘미 중 하나다.
이번 캠핑은 조금 특별했다.
이제 7주 차에 접어든 임산부인 아내가 함께하기 때문이다.
임산부에게 가장 중요한 건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무거운 짐을 들지 않아야 한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가능하면 들지 않는 게 좋다.
무거운 짐을 들다 보면 배에 힘이 들어가고, 그로 인해 ‘피고임’이 생길 수 있다.
임신 초기에는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며 대부분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피의 양이 많거나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캠핑에서는 짐을 옮기거나 정리는 내가 맡고, 아내는 메뉴를 챙기는 정도로 담당을 분리했다.
평소보다 속도는 조금 느렸지만, 마음만큼은 더 여유롭고 평화로운 캠핑이었다.
캠핑은 언제나 준비가 힘들고, 돌아오면 더 피곤하지만 이런 순간들이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다.
특히 이번 캠핑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이제 곧 셋이 될 우리 가족의 첫 추억 이라는 점에서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