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기념일은 필요하다
다람쥐 존중의 날이라는 걸 만든 미국의 야생동물 재활가 크리스티 하로브Christy Hargrove를 한 번 만나보고 싶다.
이렇게 귀여운 날을 만드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
여전히 귀여움이야말로 최고의 무기라고 믿는다.
대부분 귀여움 앞에선 이성의 끈을 놓고야 마니까.
몬트리올에 살 때, 집 앞에는 엄청 큰 공원이 있었다.
그 공원은 청설모들이 활개를 치는 곳이었는데, 어찌나 근육질인지 3단 변신 완료한 토니토니초파 같았다.
심지어 겨울잠도 안 자는 듯했다.
그러다가 밴쿠버로 오니, 청설모들도 자그마니 귀엽고 가끔 만나는 다람쥐들은 더 앙증맞다.
환경에 따라 종의 크기와 성향이 다를 수 있다는 걸, 몬트리올과 밴쿠버에서 다람쥐들을 보며 실감했다.
어떤 것들은 실제로 경험해야만 그 실재가 다가오기도 한다.
귀여운 것들이 교훈까지 주다니……!
오늘 어디선가 다람쥐를 만난다면 “I respect you.”라고 꼭 말해줘야지.
다람쥐들도 오늘 하루쯤은 인간들이 자신에게 존중을 표한다는 걸 알게 되면 기분 좋아지겠지.
누구에게나 기념일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