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감독, 켄 로치가 또다른 보통 영국인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택배업을 하는 주인공 리키를 중심으로 요양보호사 일을 하는 아내, 청소년기를 지나는 두자녀의 팍팍한 삶의 풍경이 사실적으로 그려지는데, 거친 영국식 영어의 억양을 빼면, 지금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동시대의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세상의 모습은 닮아 있다. 외줄타기같은 아슬아슬한 삶에서 온갖 어려움을 겪고서도, 아무런 해결책이나 구원의 희망없이 다시 운전대에 매달리는 마지막 장면 리키의 모습은 처절하고 먹먹하다. 더 이상 리키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하며 극장 문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