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길리우스의 안내를 따라서 단테와 함께 떠나는 3시간의 지옥여행. 20여개의 장면으로 표현된 아홉 가지 지옥의 풍경은 디지털 조명, 영상, 무용 등의 수단을 동원하여 다채롭지만 절제된 표현으로 강력하게 객석에 전달된다. 오늘 공연에선 약간의 기술적 문제가 있었지만, 배경에 깔린 20세기의 영상들은 그리스 로마 이후 신화, 종교, 천문학 등 서양의 문명사를 아우르는 이 고전이 단지 700년전 서양의 역사에만 머무르는 것은 아님을 선뜻 깨닫게 했다. 가히 연극이 해설해 주는 서양 고전의 한 진풍경이다. 5/16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