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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어버이날

by Kyuwan Kim

황반변성을 앓고 계셔서 눈이 어두운 어머니는 손톱, 발톱을 스스로 못 깎으신다. 더듬더듬 혼자 깎고 다듬어도 찝찝한 부분이 남기 마련이고, 눈에 좋다고 드시는 루테인의 효과는 알듯말듯 더디기만 해서, 갈수록 세상은 어두워만 진다. 오늘은 가족과 저녁식사 후 어머니댁에 들러 손톱, 발톱을 깎아드렸다. 예전의 성격으로는 절대로 두고 보지 않으셨을 텐데, 혼자 설거지해서 말리고 있는 그릇들에는 음식물 찌꺼기가 거뭇거뭇 묻어 있고, 청소했다는 주방 여기저기도 어수선하다. 이래저래 효자와는 거리가 먼 아들이지만 좀더 자주 들러 살피기를 다짐하는 어버이날... 모두들 세상 모든 어버이들의 수고와 은혜에 감사드리는 충만한 하루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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