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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해롤드와 모드

by Kyuwan Kim

'19 그리고 80'이라는 제목으로도 공연된 작품으로, 80이 되는 해에 이 작품을 다시 공연하고 싶다던 여배우는 자신과의, 관객과의 약속을 지켰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늘 죽음을 동경하는 우울한 19세의 소년 해롤드가 제도와 규율에 얽매이지 않고, 우주와 자연을 사랑하며 생명과 나눔에 관심이 많은 80세 할머니 모드를 만나 펼치는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다. 이전에 본 작품인데도, 몇몇 대사들이 새롭게 다가왔고,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해롤드와 모드가 점점 가까워지는 두 인물의 감정선이 잘 느껴졌다. 무대에서 무슨 말을 하든 연기가 되는 듯한 박정자배우에게서는 여자 '조르바'의 향기가 났고, 특히 어느 대사에서는 모드의 말이 아닌 노배우의 육성이 들리기도 했으며, 임중혁배우와의 조화도 좋았다. 다른 무대라면 넉넉히 주연을 맡고도 남을 최명경배우의 색깔있는 연기를 비롯한 조연들의 탄탄한 뒷받침도 공연을 잘 이끌게 해주었다. '마지막 모드'라고 하셨지만 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무대에 서실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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