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일의 기쁨과 슬픔

by Kyuwan Kim

<시극단이 동시대의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띄우는 소소한 공감과 위로>

장류진작가의 동명의 단편소설집을 각색해 서울시극단에서 연극으로 무대에 올렸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일상적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삶의 이야기들이 100분간 밀도있게 펼쳐졌는데, 이야기의 큰 부분들은 원작 소설에 빚지고 있지만 이를 연극적으로 잘 풀어냈다. 영상을 통한 빠른 장면전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메신저, 카톡 메시지의 시각화, 감각적인 대사들과 더불어 동시대와 쉽게 연결되는 앱마켓, 해외여행, 워킹 홀리데이, 오피스텔의 1인가구, 사내 연애, 결혼 등의 소재들은 젊은 직장인 관객들의 가려운 곳을 건드린 듯, 객석에서는 연신 공감의 미소와 웃음이 터져나왔다. 마지막 장면에서 도시 위로 띄운 둥근달은 (영화 '맨해튼'이나 '문스트럭'의 한 장면처럼) 고단한 서울생활에 시극단이 보내는 따뜻한 공감과 위로인 듯 느껴져, 모처럼 시극단다운 작품을 본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전작 '천만개의 도시'가 관객들에게 전달하려고 했던, 혹은 전달했어야 했던 정서가 이런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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