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짜투리 시간이나 지하철을 길게 탈 때 책 만큼 시간 보내기 좋은 매체가 있을까? 사각거리는 종이의 감각과 색연필로 밑줄을 긋고 메모를 하는 즐거움에 늘 종이책만을 고집해온 터였는데, 언제부턴가 책을 이북으로 다운로드 받아 휴대폰이나 컴퓨터 화면으로 읽는 일이 잦아졌다. 책꽂이에 가로세로로 쌓여가는 책들을 더이상 감당할 수 없는 것이 하나의 이유고, 디지털 화면에서 글자크기를 원하는 만큼 키워 큰 글씨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요즘은 큰 글씨체로 인쇄한 판본도 나온다지? 이제는 제법 익숙해져 밑줄 긋기, 메모기능도 척척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가끔 종이책을 뒤적이며 향수를 달랠 때도 있지만 이제는 어쩌면 돌아킬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일지도 모른다. LP와 CD와 mp-3플레이어가 사라져간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