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나의 미술수업 26

by Kyuwan Kim

독서모임에서 버지니아 울프를 읽고 있다. 오늘까지 '댈러웨이부인', '등대로', '올랜도' 이렇게 세 편의 소설을 읽었다. 젊을 때는 '뭐 소설이 이래?'하고 가볍게 넘긴 책이었는데, 다시 읽어 보니, 작가가 인생의 매순간을 진실하게 임하고, 이를 문자로 붙잡아두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글을 썼는지 생생하게 다가왔다. 시대적으로 1920년대에 쓰여진 글들이고 1차 세계대전을 시대적 배경으로 깔고 있지만 소설에는 이런 이야기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도 전쟁이 일으킨 단절과 폭력의 정서와 당대 영국사회의 분위기는 지극히 일상적인 듯한 하루를 묘사한 행간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올랜도'의 경우엔 여성의 삶과 젠더에 대한 고민과, 도발적인 상상력이 인상적인데, 그녀가 21세기에 페미니즘의 대모로 다시 소환되는 이유도 이해가 된다. 마침 오래전 봤던 틸다 스윈튼 주연의 동명의 영화를 다시 찾아봤는데, 못만든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설이 그려내는 세계의 반의 반도 담아내지 못한 느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녀의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오늘 드디어 완성했다. 왠지 짙은 보라색이 그녀의 정신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유화로 인물화를 그릴 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얼굴과 손의 묘사와 음영처리였는데, 마지막 터치는 선생님의 도움으로 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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