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극은 1945년 1월에서 지작하여 8월 중순에 이르는 의미심장한 시기에 만주에서 일제에 군복을 납품하는 업체 '신신방'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만주몽'이라는 성공의 꿈을 안고 만주로 모여든 업체들과 총독부에 의해 송출된 조선인 노동자들이 패색이 짙어가는 일제말기 우리에게는 비교적 덜 알려진 1940년대 만주라는 지역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이 작품이 다른 작품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시대와 장소에서 전형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독립군과 일제라는 정치적 관점이 아니라 동시대 그 지역에 존재했던 사업가, 또는 평범한 사람의 시선을 도입한 것일 것이다. 일본식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은 실제로는 창씨개명한 조선인들인데 만주에서도 2등 시민으로서 그들에 대한 묘한 차별은 관철되고 있지만, 현실에서 그들은 자본가이면서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고용주들이다. 군납업체로서 사업상 탄탄대로를 보장받은 듯한 그들도 일제의 패망으로 경제적인 파산과 어려움에 처하고 결국은 뿔뿔이 흩어지고 마는데... 세 시간이 약간 넘는 공연시간 동안 이야기가 다소 늘어지는 경향, 주연에 해당하는 인물들의 설득력있는 설명이 부족한 점, 이 모든 갈등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일제의 모습이 희화화되거나 제대로 그려지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발굴하여 색다른 관점에서 꼼꼼히 그려내고자한 작가의 노력은 박수받을 만 하다고 느껴졌고, 짧은 장면이지만 조선인 노동자들의 등장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역사는 기억하고 기록하는 자들의 것이라고 하는 것일까?
아울러 일제 패망 후, 만주와 한반도 지역의 일본인 소유의 그 많던 토지와 건물들은 결국 어떻게 처리되었을까하는 의문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