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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나는 따릉이를 보면 달리고 싶어진다?

by Kyuwan Kim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는 시집이 있었던가? ... 따릉이를 타기 시작하면서 새롭게 습관이 생겼다. 예전에는 그저 스쳐지나던 자전거 거치대가 그냥 거치대인지, 아니면 따릉이 거치대 인지를 살펴보게 되고, 따릉이 거치대면 몇 대나 남아있는지 살펴보게 된다. 무심고 지나다니던 보도와 횡단보도가 인도와 자전거 도로로 나누어져 있음도 눈에 들어오고, 지나다니는 자전거 중 따릉이가 얼마나 되나에도 눈길이 간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방을 구할 때, ‘역세권’이란 말을 응용하여 ‘따세권’(따릉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말도 사용된다고 한다. 오늘 있었던 일.... 저녁을 먹고 소화도 시킬겸 따릉이를 타려고 집 근처의 따릉이 거치대로 향했다. 마침 딱 한 대가 막 반납된 상황. 재빨리 QR코드를 스캔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했는데 잠금장치가 풀리지 않았다. 휴대폰에는 대여가 됐다는 카톡이 온 상태에서 몇 분간 조급하게 애쓰다, 결국 안내 표지판에 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마침 주말이라 그런지 자동응답기는 10분 가까이나 기다리게 한 후에야 안내원을 연결해 주었다. 안내원이, 꺼내지도 않은 자전거를 반납처리해 주고 다른 자전거를 빌리려고 둘러보니, 텅 비어있는 거치대. 1시간이나 2시간 마다 자전거를 반납해야 하는 규칙을 생각해보면, 따릉이의 회전율, 즉 시민들의 이용률이 상당히 높다는 증거일 것이다. 투덜거리며 집에 돌아와 저녁뉴스를 보고 다시 따릉이를 빌리러 갔다. 이번에는 무난히 성공하여 강변에서 1시간 동안 따릉이 라이딩! ... 누구라도 큰 마음을 먹고 운동기구를 샀다가 제대로 쓰지도 않고 흐지부지 대형 쓰레기를 만든 기억이 하나 쯤은 있을 것이다. 시민들 가까운 골목 모퉁이마다 놓여있고, 누구라도 시간이 있으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따릉이는 서울시의 성공한 공공정책인 듯 하다. 잘 관리되고 시민들이 제대로 이용하기만 한다면 이는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다. 환경오염과 온난화로 갈수록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에게도, 매년 운동부족으로 허약해지거나 뚱뚱해져가는 시민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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