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미국의 극작가 Amy Herzog 원작의 ‘메리 제인’이 극단 맨씨어터에 의해 공연 중이다. 음식을 먹지도, 말을 할 줄도 모르며 뇌성마비를 앓는 세 살 짜리 아들을 돌보는 메리 제인이라는 싱글맘의 이야기. 무대에서 한 번도 얼굴을 보여주지 않지만 다양한 소리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2막에서 침대에 누운 상태로 등장하는 이 아들의 존재는 공연 내내 무대에 애잔한 소멸의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이런 소멸의 정서는 무대 중앙에 내걸려 끊임없이 돌아가는 분침만 있는 시계에 의해 상징적으로 표현되었고, 등장인물들의 감정의 작은 떨림은 섬세한 조명의 움직임으로 잘 전달되었다. 대단한 극적인 갈등도 없이 연극은 아들을 돌보는 메리 제인과 그녀를 돕는 주변의 여성 인물들(아파트 관리인, 간호사, 페이스북 친구, 승려 등)의 심리와, 그들 간의 일상적인 대화를 꼼꼼하게 그려낸다. 마치 그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듯이. 그리고 연극은 덤덤하게 종말을 향해 가는데... 이봉련 배우는 불안함과 애잔한 슬픔을 간직하면서도 강인함을 잃지 않은 싱글맘의 느낌을 잘 전달했고, 여성들 간의 다양한 형태의 우정의 모습을 보여준 여배우들의 앙상블과 호흡도 좋았다. 그런데 어려움을 겪는 여성을 돕는 주변의 많은 친구들은 왜 모두 여성들이어야만 했을까? 인생이 허무하고 아무 의미 없이 느껴지는 어느 날, 극장을 찾는다면, 그럼에도 우리 가슴에 무대의 조명처럼 빛나는 희미한 한 줄기 생명의 빛을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른다. 1/19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