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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wan Kim Dec 30. 2023

연극

그 밤의 사쿠라

(연극) 그 밤의 사쿠라... 폭설이라지만 춥지는 않은 날씨에 눈을 뚫고 연극을 보러 갔다. 연극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날, 도쿄의 한 사무실을 배경으로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사무실에서 관리하는 사이트는 손님인 척하는 알바생을 고용하여 답신을 하며, 문자를 보내는 고객들에게 메시지 요금을 부과하는 사기 데이팅사이트다. 벌써 1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우리들 기억에도 생생한 의미심장한 이 사건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사실적으로 재연된 지진 장면을 포함하여 극에 시종 팽팽한 긴장감을 부여하고, 익명의 답신자에게 전국에서 쇄도하는 문자메시지는 고독한 현대인들의 일상을 날카롭게 포착해 드러낸다. 그 메시지에는 당연히 후쿠시마에서 온 것도 포함되어 있다. '타카군, 여긴 조용해. 아무 소리도 없어...' 비교적 최신의 일본 연극을 완성도 높은 무대로 본다는 반가움과 더불어, 오염되지 않고, 외롭지 않은 건강한 공동체에 대한 희미한 비전을 느낄 수 있었다. 모처럼 무대에 복귀한 조용진 배우의 코믹한 여장연기는 일품! 12/31일까지 혜화동 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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