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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wan Kim Jan 04. 2024

이반 일리치의 죽음

(책) 이반 일리치의 죽음... 보고 싶은 영화는 극장에 거의 걸리지 않고, 그나마 걸려야 하루 한 번,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해서 영화의 원작이라는 소설을 찾아 읽었다. 이 소설은 러시아 제정시절 평생 법원판사로 일했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집안에서의 사소하게 생각했던 부상이 결국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소설은 홀로 죽음과 대면하는 그의 자의식을 밀도 있게 드러낸다. 그는 자신이 그동안 올바르게 살았는지, 삶의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허무하게(?) 죽음을 맞게 되는데, 생의 마지막 순간에 진심으로 그를 간병했던 농부 게라심을 제외하고, 그의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슬퍼하거나 조의를 표하는 가족과 친구는 없다. 아내는 그의 사후에 받게될 추가연금에 대한 계산으로 바쁘고, 딸은 자신의 결혼문제로 머릿속이 분주하며,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은 그의 죽음이 가져올 이동과 승진, 카드게임에 정신이 팔려있다. 마치 죽음을 경험해 본 사람처럼, 톨스토이가 그려내는 한 인간의 죽음의 모습은 책을 읽는 내내 독자로 하여금 지금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와 올바른 삶이라는 주제를 묵직하게 느끼게 만들었다. 톨스토이의 글이 이렇게 재미있게 읽히다니 나도 이제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듯! ^^;

죽음을 맞이할 때 이반 일리치의 나이는 45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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