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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wan Kim Feb 25. 2024

영화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

죽음은 그 대상에 대해 잔잔하고도 아련한 그리움의 잔상을 남긴다. 작년에 작고한 류이치 사카모토의 영화를 보았다. 암선고를 받은 그가 후쿠시마, 아프리카, 북극 등 지구의 이곳저곳을 방문하며  영화음악을 비롯한 자신의 음악여정에 대해 속삭이듯 들려준다. 곳곳에서 자연의 소리를 채집하고 바하의 음악에 심취하기도 하지만,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정확히 들여다보고 지구의 앞날을 사색하는 모습은 그의 지식인다운 모습을 다양하게 드러낸다. 츠나미로 인해 침수되었던 어느 시골 농업학교의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며 인간이 인위적으로 조율한 소리를 자연이 되돌렸다며 피아노 소리에 감동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았다. 사후 출간된 그의 에세이집 제목은 그가 좋아했던 영화 대사였구나! ... 그는 젊을 때보다 백발의 만년 모습이 더 근사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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