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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wan Kim May 15. 2024

연극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가 1932년에 발표한 디스토피아 소설의 고전이 극단 어느날에 의해 연극으로 공연되고 있다. 원작소설을 읽으면서 이렇게 복잡하고 스케일이 크고, 불편한 이야기를 도대체 소극장 무대에서 어떻게 구현할지 무척 궁금했는데 연출은 놀랍게도 텅 빈 무대에서 두 개의 철제 의자와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극을 이끌어 나갔다. 먼 미래의 어느 날... 인간의 모든 출산은 철저히 국가가 통제하고, 인간은 태어나면서 철저히 다른 계급으로 분류되어 관리되며, 모든 계층에게는 '소마'라는 약물이 배급되어 모든 구성원들은 행복하다고 느끼며 안정속에 살아간다. 표준화, 분업화, 전문화를 내세우며 컨베이어 벨트를 만든 헨리 포드는 시대 최고의 우상이 되어 새로운 연호로까지 쓰이고 있다. 그 가운데 뉴멕시코의 야만인 지역을 둘러보게된 문제적 인물 버나드와 그가 신세계로 데려온 린다, 존 모자에 의해 신세계의 안정에 균열이 가기 시작하는데... 복잡한 원작의 이야기를 인물들 간의 갈등을 중심으로 100분 동안 잘 요약했고, 환상적이고 불편한 미래사회의 모습은 군무를 연상시키는 젊은 배우들의 열정적인 집단 연기로 매끄럽게 이어졌다. 생산과 효율이 최고의 가치인 시대에 인간적인 고민과 갈등, 인간성을 담보하는 최고의 보루는 다름아닌 셰익스피어 작품속의 주옥같은 대사들!! 소설을 읽은 독자라면 무대에서 펼쳐진, 거의 백년 전에 헉슬리가 그린 암울한 미래사회의 모습에 지금 현재 우리의 모습을 견주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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