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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여기에 빛을 몰고 왔다

by Kyuwan Kim

참척이라는 어려운 한자어의 뜻을 알게된 것은 박완서선생님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런 말할 수 없는 큰 고통을 겪은 또 한분의 어머니를 우연한 기회에 뵙게 되었다. 여행을 떠나오면서 책 몇권을 챙겨왔는데 읽어야할 책이 밀려있는데도 자꾸 이 책에 손이 가서 틈틈이 다 읽었다. 이 책은 참척의 고통을 겪은 한 어머니의 비통한 고백록이자 이를 힘겹게 이겨보고자하는 치열한 글쓰기의 기록이다. 유난히 정의감 넘치고 반듯했던 큰아들의 성장과정을 회고하고 추모하는 글들은 저자 자신의 삶을 정직하게 반추하는 과정이기도 한데,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한 평범한(?) 어머니가 이 엄청난 시련을 계기로 사회에 좀 더 눈을 뜨고 세상으로 한 걸음씩 힘겹게 나아가는 이야기들이 가슴저리게 그려진다. 잘나가는 K 컬처의 중요한 일부로 우리가 일상에서 즐기는 그 많은 드라마를 만들기위한 제작현장의 차별적이고 부조리한 노동환경은 '카메라 뒤에 사람이 있다'는 절규로 책을 덮은 후에도 마음에 크게 남았다. 부디 저자에게는 지난한 몸부림이었을 글쓰기의 과정이 (어쩌면 불가능해 보이는) 느린 치유의 과정이었기를 두손 모아 기원하며, 한빛미디어 노동인권센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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