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찾아내는 건 식은 죽 먹기니까!!" ... 스위스의 극작가 뒤렌마트의 단편소설 '사고'를 각색한 연극 트랩이 서울시극단 무대에 올랐다. 우연한 차 고장으로 마을의 어느 저택에 하룻밤 머무르게 된 섬유회사 직원 트랍스는 집주인으로 부터 예기치못한 파티에 초대를 받게 되는데, 그 파티란 은퇴한 전직 검사, 판사, 변호사, 사형집행인이 무작위로 걸려든 사람을 피고로 한, 모의 법정놀이였다. (실제 독일어에서 법정을 뜻하는 Gericht란 단어는 향연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은퇴한 법조인들의 모습은 과장되어 그로테스크하기 이를데 없고, 모의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엔 최고의 와인과 코스요리가 은은한 피아노 음악과 더불어 제공된다. 걸쭉하게 취해가며 그렇게 부조리하게 한 평범한 시민을 살인죄를 저지른 죄인으로 몰아가는데 성공(!)한 것처럼 보이던 연극은 마지막으로 섬뜩한 결말을 드러내는데... 서늘한 가을저녁, 관록있는 연기파배우들의 무르익은 연기로 '법'이란 과연 무엇인가 생각해보시길... 10/2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