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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문인화전

by Kyuwan Kim

어제까지 덥기조차했던 화창한 봄날씨가 하루 종일 비를 뿌리는 가운데 '엄마집 마당 문인화'전을 열고 있는 시인의 시골집을 방문했다. 내비에 주소를 찍고 갔건만 흔한 안내판 하나 없는 시골 마을의 좁은 길을 한 바퀴 돌고 나서야 겨우 찾은 집... 시인처럼 아담한 노란 대문집의 아담한 마당에 친 천막 안에 시인의 신작 '문인화'들이 조용히 설치되어 있었다. 각잡은 서울의 전시장은 아니지만 애초에 한적한 시골 마을 풍경의 일부였던 것처럼 그림들은 자연 속에서 전시되어 기대보다 더 마음에 쏙 들었고,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분들에서 마을의 이웃친지들에 이르기까지 관람객은 다채로웠다. 천막 한 켠에 상을 펄치고 시인은 관람객들에게 막걸리와 즉석에서 공급하는 두부, 미나리전 등 간단한 안주를 대접하고 있었는데 운전 때문에 맛있는 막걸리를 한 모금밖에 마시지 못했다. 시인의 60년(!)지기 친구라는 고향분과 어울려 그림 얘기, 세상 돌아가는 얘기, 살아온 얘기들을 한 시간 가량이나 나누다 일어서려는데 마침 출타하셨던 시인의 어머님이 귀가 하셨다. 페북에서 인생의 지혜가 녹아있는 좋은 말씀을 들려주시던 90이 넘으신 어머니를 직접 뵙고, 손을 잡고, 인사를 드렸다. 시인은 좀 더 규모를 키울 다음 번 시골집 전시 구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장시간 운전에, 무리한 당일치기 여행이었음에도 자연과 사람들의 맑은 기운에 몸도 마음도 가뿐해졌다. 어머님, 오래 오래 건강하시고 시인님도 앞으로 좋은 글 그림, 더 많이 쓰고 그리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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