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끼니꾸 드래곤
한일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용길이네 곱창집)'의 막이 올랐다. 한국에서는 14년 만에 하는 세번째 공연이라고 한다. 이미 작가가 감독한 동명의 영화를 본적이 있어 대강의 줄거리는 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는 영화이고 연극은 연극이었다. 일본이 급속히 경제발전을 이루던 70년대 초반, 발전이 비껴간 듯한 간사이 지역 한 비행장 근처의 허름한 무허가 마을을 배경으로 영화는 자이니치들의 신산스러운 삶을 세 시간 동안 펼쳐 보인다. '파칭코'를 비롯한 책을 통해 이들의 삶을 이해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일본 배우들이 등장하고 대사의 70%이상이 일본어로 진행되는 무대 공연에서 그들이 실생활에서 맞닥뜨리는 누적된 차별과 배제의 문제가 더 생생히 다가왔다. 블랙 코메디같은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들이 곳곳에 등장하지만 연극의 기본 정서는 겹겹이 쌓인 아픔, 애잔한 슬픔과 그리움이다. 내내 촉촉한 마음으로 무대를 바라보는데 연극은 기어이 객석을 울리고 만다. 현해탄을 건너온 감동의 무대에 관객들은 아낌없는 찬사와 기립박수로 뜨겁게 호응했다. 인터미션 시간에 로비에서 이 연극의 작가이자 연출가인 정의신 Wishing Chong 선생님과 우연히 마주쳐서 싸인을 받는 행운을!!!
11월 23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