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영화로 개봉해서 잘 알려진 영국왕 조지 6세의 이야기가 연극으로 돌아왔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그가 말더듬과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다루고 있는데 (그는 현 엘리자베스 여왕의 아버지!), 연극에서는 조지6세와 호주 출신의 배우지망생이자 그의 언어치료사 라이오넬과의 관계에 훨씬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둘의 관계는 '리타 길들이기'의 장면들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선동적인 연설로 대중을 사로잡던 히틀러와 괴벨스의 영향력이 커져가고 유럽에 두 번째 세계대전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던 시절, 영국 정가의 분위기를 섬세하게 그려내면서도, 둘의 관계를 통해 바람직한 군주의 모습, 민주화된 시대에서의 군주제가 갖는 의미, 영연방국들과의 관계 등 많은 생각거리들을 던져준다. 특히 셰익스피어를 인용하여, 배우와 크게 다르지 않은 현대사회의 정치적 대표의 운명에 대한 언급이나, 왕이 되고자하는 사람이 배우 지망생인 평민(더구나 호주 출신의 '이급 시민'!)에게서 영감을 얻는 장면의 묘사 등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결국 대중을 사로잡는 것은 말을 더듬지 않는 세련된 연설과 매너보다는 대중의 마음에 다가가는 진심이자 진실임을 연극의 마지막 장면은 감동적으로 보여주었다. 꼭 맞는 옷을 입은 듯한 연기를 보여준 박정복배우, 진지함과 유머 사이를 오가며 능숙하게 역할을 소화한 박윤희배우, 역할을 바꿔가며 든든하게 무대를 지탱한 최명경, 정원조배우 등의 앙상블도 최고!!! 2021년 2월 7일까지. 아트원씨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