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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생미셸

by Kyuwan Kim

(책) 몽생미셸 ... 프랑스의 북서쪽 노르망디 끄트머리에 있는 몽생미셸과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져, 10여년간 매일 그곳으로 출근하는 가이드가 된 저자가 몽생미셸에 대해 쓴 포토에세이다. 하루 두 번 조수 간만의 차로 섬으로 변하는 화강암 덩어리에, 꿈속에서 대천사 미카엘의 지시를 받은 오베르주교에 의해 건립되기 시작한 이 예배당은 수백년에 걸쳐 증개축을 거듭하여 완성되는데, 부침을 거듭한 프랑스 역사 속에서 때로는 예배당과 수도원으로 때로는 바다위의 바스티유 감옥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나에겐 70년대 영화 '라스트 콘서트'의 로맨틱한 배경쯤으로 기억되던 곳의 구석구석을 저자는 풍부한 컬러사진과 친절한 설명으로 마치 현장을 따라걷듯이 안내한다. 당장 그림엽서로 인쇄해도 좋을 직접 찍은 많은 사진들은 몽생미셸에 대한 저자의 애정을 충분히 짐작하게 한다. 아울러 책의 뒤쪽엔 모네, 모파상, 쿠르베, 에릭 사티 등 우리가 들어본 적 있는 프랑스 예술가들과 연관된 지베르니, 루앙, 에트르타, 옹플뢰르 등의 인근지역에 대한 안내도 들어 있다. 여행할 수 없는 시대... 또 다른 여행을 꿈꾸게 하는 책이다. 저자를 통해 나는 평생 몽생미셸만을 찍는 한 프랑스 사진작가를 알게 되었다.

"살아간다는 것은 떠도는 것이다. 떠돌면서 사람은 자기라는 인간을 체험한다." -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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