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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344명의 X년들

by Kyuwan Kim

(연극) 도발적인 제목과는 다르게 낙태와 관련된 여성인권의 역사를 프랑스의 사례를 중심으로 법정 드라마 형식으로 정리한 연극이다. 프랑스 68혁명 슬로건 중의 하나에 피임과 낙태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었고, 1971년 4월 5일에 시몬느 드 보부아르를 포함한 343명의 여성지식인, 여배우, 여성작가가 343선언에 참여했다고 한다. 나머지 한 명은 연극을 보는 동시대 여성관객의 자리일까? 불법적인 낙태시술로 법정에 선 의사 마리 클레르와 낙태를 한 10대 소녀 마리 클레르가 같은 이름인건 결국 이것이 모두 너나 없는 여성 인권의 문제임을 보여주려는 것일게다. 7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압축된 50년전 프랑스 얘기가 남의 얘기같지 않게 박진감 있게 진행되며 2021년 1월에 공식적으로 낙태죄가 폐지된 한국사회의 관객들에게 큰 여운을 남긴다. 박완서의 '그 가을의 사흘 동안'을 다시 찾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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