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ist : Jazz nite
2018년 인천여관 오픈 후, 그동안 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코로나가 왔었고, 탄핵사태를 연이어 겪으며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중입니다. 가뜩이나 조용했던 동네는 더 조용해졌습니다.
인천여관 옆 대원장 여관은 주로 중국에서 오가는 상인들이 숙소 겸 창고로 이용했는데 코로나가 왔을 때 모두 고국으로 돌아가버렸고, 더 이상 영업을 이어가기 어려웠던 주인아저씨의 제안으로 루비레코드에서 인수하게 되었습니다.
골목 안 인천여관에 숨겨져 있던 루비살롱은 길가로 나와 음악공장을 열었습니다. 매주 공연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뮤지션을 만나는 설렘과 우연히 듣게 된 올드팝처럼 다시 만나게 된 이들에게 반가움과 편안함을 느끼면서 추천곡과 신청곡을 번갈아틀며 음악을 더 많이 만들고 듣고 있습니다.
어제 공연한 덕호씨와 오버스팅 두 팀은 꽤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는 뮤지션들입니다. 덕호씨는 2004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슈퍼키드'로 데뷔 후 인디씬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왔고, 오버스팅은 2000년 '문화사기단' 시절 같이 공연했던 팀이니 그로부터 25년 만인 어제 공연으로 만났습니다. 멤버 중 1명만 바뀌고 셋은 여전히 한 팀이고, 공연을 응원하러 따라온 지인들도 십여 년 전 그 친구들입니다. 참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또 우리는 참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방금 헤어졌다가 또 만난 사람처럼 웃고 떠들며 공연했습니다.
공연이 없는 평일엔 레코드를 틀고 파는 매장으로 운영합니다. 작년 말 1-2층에 오픈한 뮤직가이드는 좋은 재즈레코드를 특히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레코드샵 오픈시기에 계엄사태가 터지며 행사와 연말장사를 통째로 날렸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함께 보릿고개를 맞아 전기세를 나눠내고 돌아가며 밥을 삽니다. 버티기가 끝나고 날이 풀리면 은둔의 시기에 인천 앞바다에서 나눈 사업계획과 음악들이 갈매기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길 기대해 봅니다.
Playlist : Jazz n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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