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건 똑같다.
오랜만의 평일 새벽일기. 그동안 '나름 평탄한 삶을 살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새벽일기는 의식의 흐름대로 쓰련다. 자주 쓰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 그 와중에 무소식이 희소식, 잠이 보약,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옛말들이다. 몸에 좋다는 약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자는 것 만한게 없다. 머리만 대면 잠드는 사람, 내가 정말 부러워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나도 매일매일을 걱정없이 잠들고 싶다. 이런날도 있고 저런날도 있다지만 가능하면 평안한 밤을 보내고 싶은건 욕심일까. 누군들 잠 못들고 싶진 않겠지만. 그래, 사는건 똑같다.
출근하기 싫은 것도 똑같다. 살기 위해서 출근하는 건데 말이다. 자꾸만 물음표가 붙는다. 왜 사는 걸까? 왜 출근하는 걸까? 왜 일하는 걸까?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현실은 자꾸만 깊이 있는 대답을 요구로 한다. 나는 그냥 살기 위해서 태어났을 뿐인데. 조금은 억울하다. 이럴거면 왜 깊게 물어봤어? 그냥 있는대로 살자. 사는거 별거있나. 다 똑같다. 출근하기 싫은거 너만 그런거 아니야. 나도 싫더라.
예전부터 싫어하던 사람이 있었다. 이유가 있었다. 조목조목 따지자면 싫은 점이 참 많았다. 결론적으로 그 사람을 싫어하는 이유는 나보다 가진게 많은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더 좋은 직장, 학벌, 능력, 인성, 외모, 집안...ㅎ 가진게 많아서 부러웠던 거다. 나보다 가진게 많은 사람을 보고 있자니 속이 뒤집어졌다. 남의 불행은 나의 기쁨이랄까. 사악한 인간의 본성이 스멀스멀. 미국의 유명한 격언 중에, '똑똑한 사람들은 관념을 이야기하고, 평범한 사람들은 사건을 이야기하고, 멍청한 사람들은 남 얘기를 한다.' 라는 말이 있다. 멍청하고 싶지 않으니까 남 얘기도 이제 그만. 그러나 최근의 나는 멍청했다. 하하. 인정하고 싶지 않음이 동시에 밀려온다. 하하하.
책임, 어깨가 무거운 단어이다. 누구나 책임을 지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는 여러 책임감이 주어진다. 나의 몫을 내기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물론 그런 일이 생기지 않는게 최고이지만 어쩔 수 없다. 울고 싶을 때는 말이다, 우는게 속 편하다. 그럼에도 남탓하고 싶다. 그래야 내 맘이 편하니깐. 사실 뭐 남탓하면 불편하고 내탓이면 불행한 요즘이다.
새벽 3시가 넘었다. 슬슬 하품이 나온다. 마음 속에 있는 응어리들을 모두 풀고 살 수는 없겠지만. 이 공간이 있어서 행복하다. 요즘 글감이 넘쳐난다. 이야기보따리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잠시 졸려서 멍... 따뜻한 우유 한잔 더 마시고 자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내일이 오는게 두렵다. 피하고 싶은데 피할 수 없다. 시간은 흘러가고, 멍해진다. 피할수 없으면 즐겨라는 개뿔. 잠이나 푹 잤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내일, 출근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