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성찰의 한 수-

인동초(忍冬草)의 마음으로 한 해를 반추하며.

어느덧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도 끝자락에 다다랐다.

시간은 늘 그렇듯 소리 없이 흘러갔지만, 한 해를 돌아보는 이 시점에 이르면 그 속도가 유난히 또렷하게 느껴진다.

째깍째깍, 우리 삶의 장면들을 밀어내며 앞으로 나아간 시간의 흔적들이다.

올해 우리는 참 많은 감정을 통과했다.

만나고 헤어졌고, 다투다 화해했으며, 울다가 웃었다.

기쁨에 들떴고, 때로는 방향을 잃은 채 헤맸다.

미워했고, 그럼에도 다시 사랑했다.

연말이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순간들과 돌아가고 싶은 장면들이 겹쳐 떠오른다.

미련과 아쉬움, 후회가 교차하는 가운데, 그 사이사이로 분명히 빛나던 기억들 또한 존재한다.

우리는 삶의 모든 비밀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가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알고 있다.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는 것.

삶은 고쳐 쓰는 방식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한 번 닫힌 순간은 다시 열리지 않고, 우리는 그 시간을 품은 채 앞으로 걸어갈 뿐이다.

그래서 지나간 시간을 붙잡는 일보다, 잘 떠나보내는 일이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연말이 되면 가장 흔히 듣는 말이 다사다난(多事多難)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어느 해인들 다사다난하지 않았을까.

수천만 명이 살아가는 한 나라를 생각해 보아도, 수십억 인구가 함께 숨 쉬는 지구촌을 떠올려 보아도, 아무 일 없이 고요하게 흘러간 해란 존재하지 않는다.

희로애락은 사람이 사는 모든 곳에서 늘 동시에 일어난다.

작년 이맘때부터 시작된 나라 안의 혼란과 어려움은 올해까지 이어졌다.

그럴수록 자연스레 떠오르는 말이 있다.

다난흥방(多難興邦).

많은 시련을 겪고, 그것을 견뎌내고 극복할 때 나라가 일어서고 큰일을 이룬다는 뜻이다.

이 말은 유독 우리 민족의 역사와 잘 어울린다.

수없이 침략당하고 내부의 분열과 혼란을 겪으면서도 끝내 버텨내어 오늘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우리가 얼마나 강인한 민족인지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혹독한 겨울을 견디고 마침내 꽃을 피워내는 인동초처럼, 지금의 시련 또한 결국은 언젠가는 지나갈 것이다.

관세 규제와 환율 변동 속에서 체감 경기는 무겁고, 불경기의 한기 속에서 삶은 더욱 버거워 보이지만, IMF시절 금 모으기 때처럼 각고(刻苦)의 노력으로 힘과 지혜를 모은다면 이 또한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시련의 시간은 언제나 위기의 얼굴로 다가오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늘 출구를 찾아왔다.

이번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어려움은 머물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다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다가오는 2026년 병오년, 붉은말의 해에는 숨이 조금 더 가볍고, 웃는 날이 더 많은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올 한 해를 버텨낸 우리 모두에게, 진심으로 말하고 싶다.

참으로 고생 많으셨다고.

건강과 행복, 즐거움과 미소를 전하는 마법사 &

《매일의 태도》 저자 김유영

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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