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친구를 원했다.
외롭지 않기 위해서라기보다, 혼자라는 상태가 어딘가 부족해 보일까 봐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사람들 곁에 머물렀고, 함께 있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했다.
마음에도 없는 말들을 삼키듯 꺼냈고, 그러면서도 그게 관계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길 바랐다.
이상하게도 그럴수록 외로움은 더 커졌다.
같은 자리에 앉아 있는데도 마음은 자꾸 멀어졌고, 웃고 있는데 속은 울고 있었다.
함께 있는 시간이 혼자 있는 시간보다 덜 외롭게 느껴지는 날들이 반복됐다.
그때 처음 알았다.
사람 곁에 있다고 해서 외로움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오랫동안 불편한 노력을 견뎠다.
관계는 원래 힘든 거라고, 다들 이렇게 사는 거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면서.
허무함이라는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붙들기 위해, 쓰디쓴 시간들을 아무 말 없이 삼켰다.
그 과정에서 점점 나는 흐릿해졌고, 대신 누군가에게 맞춰진 내가 남았다.
그때는 그 모습이 진짜 나인 줄 알았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나는 비관적이진 않았다.
오히려 기대하지 않는 법을 먼저 배웠다.
기대가 없으니 크게 상처받을 일도 없었고, 마음을 속이면서까지 누군가를 붙잡아야 할 이유도 희미해졌다.
다만 그 대신, 내가 아닌 나에게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었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낸 얼굴들에 익숙해진 것이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내 안에 들어온 사람들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는 것을.
노력하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은 관계, 설명하지 않아도 편안한 관계가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을.
사람을 싫어해서 문을 닫고 있었던 게 아니었다.
단지 애쓰는 방식을 내려놓았을 뿐이었다.
이제는 안다.
모든 인연이 붙잡아야 할 대상은 아니라는 사실을.
어떤 관계는 애쓰는 순간 이미 어긋나기 시작한다는 것도.
그리고 가끔은, 아무렇지 않게 누군가가 들어오기도 한다는 것도.
억지스럽지 않아도, 나를 줄이지 않아도, 인연은 굳이 억지로 만들 필요가 없다.
남아 있는 사람들, 조용히 머무는 관계들만으로도 충분한 때가 있다.
애쓰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뒤에야 비로소, 관계는 짐이 아니라 나의 숨 쉴 공간이 되었다.
건강과 행복 즐거움과 미소를 전하는 마법사 &
<매일의 태도> 저자 김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