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법칙

by GZ

서점을 어슬렁거리다 보면 성공에 이르는 방법을 설명하는 책,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을 분석한 책, 유명한 사람들의 말을 이용해 성공을 자극하는 책 등. 이루 다 열거할 수 없는 수많은 성공의 방법서를 보게 된다. 성공의 법칙을 논하는 수많은 그와 같은 저서를 보고 있자면 이 사회가 성공에 정말 목말라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은 물론 성공이라는 단어를 앞세운 여러 콘텐츠를 가만 살펴보면 사람의 제각각이듯이 성공에 이르는 길도 정말 천차만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목표를 정하고 하나씩 성과를 쌓아가는 저마다의 과정을 구경한다는 점에서 성공에 관한 논의는 재미있다. 그런데 성공을 말하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피로를 느끼게도 된다. 법칙이라는 여러 원칙에 무의식 중에 내 삶을 맞추어 보게 되기 때문이다. 법칙이 많아서인지 내 삶이 뒤틀어져서 인지는 모르으나 여하간 내가 그 법칙에서 조금은 엇나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면 뭐가 잘못되었을까 골똘히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원칙이니 법칙을 내 삶에는 아무래도 곧바로 적용하는 게 불가능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게 혼란이 일 때면 나는 두 개의 선택지를 대면하게 된다. 법칙을 따를 것인가 내 원칙을 고수할 것인가 하는. 고집스러운 나는 역시나 후자를 택한다. 나의 원칙이라고 해야 별것이 없기는 하지만 나는 누군가가 성취에 이른 방식을 따르는 것보다는 역시나 나의 상황에 맞게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원칙을 유동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생각한다. 언젠가 나에게도 성공이라는 단어가 붙는다면, 물론 그럴 리는 없고 그렇다고 해도 내가 인정하지 않는 성공은 성공이 될 수 없겠지만, 여하간 내가 걸어온 길을 어딘가에서 말할 기회가 생긴다면 나는 절대 나의 방식은 따르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무너지는 나 자신을 일으켜 세워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과정에서 내가 나에게 가한 훈련은 모질고 혹독하기 그지없었고 그 과정에서 나는 세상으로부터 보다 나로부터 더 많이 다쳤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성과를 내기 위해 아득바득하는 과정에서 내가 유일하게 깨우치게 된 것은 끈질기게 뭔가를 추구하여 성과를 낸다 해도 나에게 너무 엄격하면 그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성과를 내고도 그게 어쩐지 내 것 같지 않고 손에 쥔 게 있는 데도 실패한 것 같은 느낌 앞에서 내가 마주한 것은 성취감이 아닌 절망이었다. 그 속에서 알게 되었다. 성취가 곧 성공은 아니라는 것을. 뭔가를 성취하는 것이 곧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는 것을. 성취가 나를 오히려 더 불행하게 하기도 한다는 것을.

나의 삶을 성공의 법칙에 부합되게 만들려는 노력은 역석적으로 나를 오히려 패배감에 절게 했다. 포장을 잘해야 성공의 법칙도 굳건해질 수 있을 테니 법칙은 반듯하고 엄격하게 보여야 할 수밖에 없다. 엄격하다는 것은 게으름을 절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절제가 습관이 되려면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피로할 수밖에 없다. 그 피로를 덜어내기 위해서는 성공과 법칙, 원칙 같은 것을 때로는 벗어나 있는 내가 필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어쩌면 그것이 나를 나로 만들어주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소위 성공했다는 사람들이 때로 보이는 어두운 얼굴을 보고 세간이 말하는 성공이라는 그 범주에 굳이 나를 맞추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들의 성공 방식은 그들이 마주해 온 삶에서는 최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서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 나를 가장 잘 아는 것은 나 자신이지 그 ‘법칙’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공에 있어 명심해야 할 원칙은 성취와 성공을 동치 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며 성공의 정의는 집단적인 것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Arrival of the Normandy Train at Gare Saint-Lazare_Monet_1877.jpg Arrival of the Normandy Train at Gare Saint-Lazare_C Monet_1877


keyword
팔로워 12
매거진의 이전글떠나지 못하는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