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배달 왔습니다!!!

by GZ

1월과 2월이 사라져 버렸어요.

새해가 시작되고 3월이 되기까지의 이 시간은 어쩜 이렇게 빨리 가는지, 시간의 태엽은 역시나 상대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가능하면 이 시간을 붙들고 싶은데 2월은 28일이라는 짧은 날들을 꼬박 다 채우고 이별을 고할 준비를 하고 있다. 벌써 3월에 이르렀다는 것이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것 같은데 무심한 손을 달력을 넘기고 있다. 하루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3월 달력이 건넨, 2월은 짧다는 선언 앞에 무참히 짓밟히고 만다.

새롭게 마주해야 할 일들과 새롭게 펼쳐질 2023년의 본격적인 이야기 앞에 어쩐지 긴장하게 되는 2월의 마지막 주 나만 울고 있을 것 같았는데 여기저기에서 시간을 붙들고 늘어지고 있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게 어쩐지 이러고 2월을 붙들고 질척거리고 있는 동지들이 생긴 것 같아 어떤지 위로가 된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은 묘한 연대감을 준다. 모두가 뭔가를 마주하기 위해 있는 힘, 없는 힘을 전부 끌어모아 두고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 어떻게 해서건 닥치면 하게 되어 있고 넘어서게 되어 있다는 말 없는 응원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웅다웅하며 얼굴을 붉히기도 하고 뒤돌아서서 욕을 하기도 하고 욕을 듣기도 하면서도 우리는 새 계절이 오면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다. 나아가고 있음에도 어쩐지 뒤로 물러서는 것 같은 불가사의한 감각 속에서도 우리는 걷고 있음을 전제로 몸을 움직이고 있다. 여전히 몸을 감싸고 있는 피로와 긴장감 속에 딱딱하게 새 계절을 맞을 사람도 있을 것이고 조금은 노곤해진 몸으로 봄날의 아지랑이를 눈에 그리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다 필요 없고 꽃만 피어달라면 만개한 꽃길을 그리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있는 봄의 모습은 다르겠지만 여하간 봄이 우리네 언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봄을 앞두고 시간이 나를 팽이처럼 돌려버리는 것 같던 작년 한 해 동안 새롭게 맺은 인연과 정리된 인연을 떠올려 본다. 정리된 인연 앞에서는 조금 더 여유롭지 못했던 나를 탓하게 되고 새롭게 만난 인연에서는 감사를 느낀다. 조금 더 잘할 걸, 조금 더 유연할 걸, 조금 더 도움이 되어 줄 걸, 같은 생각을 거듭하며 올해는 한 뼘만 더 내 좁은 속을 넓혀 보자며 다짐하고 있다. 넓히기는 욕심일지도 모르니까 지금 이대로 현상 유지라도 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할지도 모른다. 여하간 올해는 모두에게 온통 꽃이 만발하고 사방 꽃향기가 가득한 한 해가 이어지면 좋겠다. 꽃피는 계절 3월을 앞두고 벌써 지쳐버린 이들에게는 응원의 토닥임을, 기대로 가득 찬 이들에게는 파이팅의 하이 파이브를, 긴장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잘 될 거라는 주문을 전해 본다. 너나 잘하세요,라는 내 속의 외침이 들리는 것 같아 어쩐지 멋쩍어지기는 하지만, 내가 지쳐 쓰러지면 지금의 나처럼 오지랖 넓게 손을 내밀어 줄 사람이 한두 사람은 있을 테니까....... 그때는 그들에게 기대 보기로 하고 지금은 그래도 봄이니까 조금 행복해 봅시다 라는 행복의 외침을 기쁜 소식이라는 아이리스의 꽃말에 담아 소심하게나마 남겨본다. 2023년에는 더 행복합시다!!!

Irises_V van Gogh_1889.jpg Irises_V van Gogh_1889


keyword
팔로워 12
매거진의 이전글한 번의 호흡은 한 번의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