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그린 Aug 15. 2016

알고 있었다,

사랑을 말하다


그를, 만났다.


사랑에 쉽게 빠지는 사람이라는 걸 생각했어야 했다.
숱한 사랑과 이별의 경계를 넘어 다니면서도 적응하지 못하는 인간이 나라는 걸 한 번쯤은 떠올렸어야 했다.


*


만나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 따뜻한 목소리를 듣고

그 고운 얼굴을 만지고

그 까만 눈을 보면,

그를 분명

사랑하게 될 거라는 걸.


끝은 정해져 있다, 위험하고 슬프고 아프기만 한.


*


사랑을 열망하면서도,

사랑을 갈망하면서도.

이번만은,

차라리 사랑이 아니기를...   


그래서,

너무 많이 홀로 울지 않기를.      


이 밤 지나고 그대를 보내드려도,

기어이 가시는 그 뒷모습을 홀로 새겨야 하는 날이 오더라도.


너무 오래 그 기억에 갇혀 슬퍼하지 않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알 수 없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