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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그린 Oct 14. 2015

누가 전원 좀 뽑아주세요,

사랑을 말하다


밤마다 울어대는 풀벌레 소리에

하루가 다 흘러갔구나,

정신이 든다.


창문 틈새로 부서지는 달빛 가루에

그제야 하루가 저물었네,

생각을 한다.


그대 없는 나의 하루는,

툭 쳐야 켜지는

고물 텔레비전처럼.

혼자선 제대로 살아지지 않고.


아쉬운 사랑이 목에 걸려서,

회색으로 지지직

고물 텔레비전처럼.

듣기 싫은 소리만 새어 나온다.


뱉거나 삼키거나 해야 하지만,

손잡이 쑥 빠져버린

고물 텔레비전처럼.

선택할 수 없어 머물러만 있다.


누가,

전원 좀 뽑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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