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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그린 May 15. 2016

그리, 하소서...

사랑을 말하다


사랑이 야속하게도 흘러

이별로 넘쳐버리면.


그대 향기도

얼굴도

목소리도

말투와 손짓마저도,

다 지워져 흐릿하게 번지겠지만.


나의 맞은쪽에 그대가 앉아

곱던 웃음을 보였다는 건

잊지 않으리.


그대여,

당신과 나란히 서서 걸었던 나를,

그대 어깨를 감싸주던 햇살처럼

따뜻하게 당신을 품던 내 마음을,

기억해 주소서.


그대가 내 한올 향기를 기억할 것이라는

얕은 믿음이,

나를 오래도록 지켜줄 것이니.


과거의 사랑에도 슬퍼 무너지지 않도록,

현재의 이별에도 충실하도록,

내 진정을 잡아줄 것이니.


오래도록 나의 가슴과 그대 마음에 새긴

긴 상흔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아껴주소서.


시간의 깊이에 맞서가며

스스로 스러지도록,

그리 보아만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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