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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재미가 있긴 한데 행복하진 않아요"

가벼운 농담이 놓친 깊은 연결

아이가 친구들과의 만남에 대해 한 말이 내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재미가 있긴 한데 행복하진 않아요.”


이 한 마디는 우리 시대 인간관계의 한 단면을 여실히 드러낸다. 가벼운 주제의 대화들과 농담, 우스갯소리로 가득 찬 시간은 웃음을 주지만, 그 안에 진정한 연결과 의미가 없다면 공허함이 생기는 것이다. 마음의 깊은 곳을 건드리는 대화가 오가지 않으면 타인과의 진정한 유대감에서 비롯되는 행복감, 충만함은 느끼기 힘들다.


공허함은 관계의 깊이 부족에서 온다. 진정한 관계는 상대방과 마음을 나누는 데서 시작된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진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두려워한다. 나의 약점이 드러날까 두려워하거나, 상대방이 진지한 이야기를 부담스러워할까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안전한 길을 택한다. 가벼운 농담과 소소한 이야기에 머무는 것이다.


그런 선택은 결국 관계를 발전시키지 못하게 하며, 발전된 관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깊은 공감과 위로, 연대감을 느낄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한다. 피상적 관계는 일시적 즐거움만 제공할 뿐, 내면의 충족감을 채우지 못한다.


행복한 관계는 단순히 재미를 넘어선다. 그것은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는 경험을 통해 이루어진다. 진정한 관계에서는 웃음뿐 아니라 공감과 위로, 때로는 갈등과 화해도 존재한다. 이러한 관계는 사랑하는 가족, 친구, 공동체 어디에서나 적용된다.


가족 관계에서도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는 대화가 없다면 공허함을 느끼기 쉽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에게 말과 행동으로 사랑을 표현하지 않으면 자녀의 마음에는 큰 구멍이 생긴다. 그 구멍은 성장 과정에서 낮은 자존감, 우울증, 폭력성, 강박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공동체에서도 깊은 유대 관계는 큰 영향력을 가진다. 한국대학생인재협회(이하 '한대협')를 처음 찾아온 대학생들은 이 관계를 목적으로 한대협을 찾은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실무 경험을 체계적으로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보고 온 친구들이 대다수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꾸준히 활동하면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가족처럼 연결된 느낌, 보호받는 느낌을 받으며 행복함을 느낀다.


한대협은 마음을 나누는 장이 끊임없이 마련된다. 매주 리더십 교육 이후 나눔 시간을 통해 실무진, 대학생들과 건설적인 대화를 하며 삶을 건강하고 올바르게 살아가는 노하우를 깨닫는다. 주기적인 실무진과의 1:1 멘토링, 매주 토요일 그룹 멘토링을 통해 더 깊이 있는 교제를 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덜어간다.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생각이 확장되고 성숙해지는 것을 느낀다.


물론, 농담과 웃음이 없는 관계는 무미건조하다. 하지만 웃음이 전부인 관계는 공허하다. 진정한 관계는 두 가지의 균형 속에서 성장하는 것이다. 가벼운 농담과 유쾌함 속에서도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는 시간이 있다면, 그 관계는 재미를 넘어 행복을 줄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아이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인간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우리는 과연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우리의 만남은 단지 재미있기만 한가, 아니면 진정한 행복을 주고받고 있는가?


우리 자신이 먼저 마음을 나누는 용기를 낼 때, 우리는 웃음과 함께 행복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사진: Unsplash의Priscilla Du Preez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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