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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는 전혀 괜찮지 않다

문제를 감추는 습관이 성장을 막는다

사람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종종 "괜찮아요"라며 덮어두려 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한다. 하지만 괜찮다고 말한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감추고 미루는 동안 문제는 더 깊어지고 해결은 점점 어려워진다. 건강을 예로 들어보자. 몸이 계속 피곤하고 어딘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면서도, 혹시나 안 좋은 결과가 나올까 두려워 건강검진을 미루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검진을 피한다고 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치료가 더 어렵고 고통스러워진 경우가 많다. 문제를 직면하지 않으면 해결의 기회조차 사라진다.


문제를 드러내는 것은 해결을 위한 첫걸음이다. 한국대학생인재협회에서 대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스피치’처럼 문제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역량은 다른 역량보다 개선 속도가 빠르다. 말이 어눌하거나 목소리가 작다는 문제는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받고 반복 연습을 통해 교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기획력이나 협업 능력처럼 겉으로 보이지 않는 문제들은 수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같은 원리로, 자기 고민이나 약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일수록 문제 해결 속도가 빠르다. 예를 들어, 상습적으로 지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요즘 컨디션이 안 좋아서",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겨서"라며 핑계를 돌리는 것보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다"라고 근본적인 원인을 정확히 말하는 것이 해결에 훨씬 효과적이다. 그래야 주변의 도움을 받아 모닝콜을 요청하거나, 알람을 멀리 두는 등 현실적인 해결책을 시도할 수 있다. 문제를 외면하고 변명으로 감싸면, 해결의 기회는 계속해서 멀어질 뿐이다.


또한, 문제를 빨리 발견할수록 해결도 쉽다. 건강검진에서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면 가벼운 치료로 끝나지만, 방치하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조직에서 사소한 갈등이 생겼거나 자신이 담당한 업무에 문제가 있을 때 초기에 해결하면 큰 문제로 번지지 않는다. 그러나 "괜찮을 거야"라며 방치하면 결국 깊은 불신과 갈등으로 이어진다. 문제를 인식하는 속도가 문제 해결의 속도를 결정한다.


문제를 직시하는 것은 곧 성장의 시작이다. 부족한 점을 감추려 하면 성장이 멈춘다. 반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드러내는 사람은 더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 숨겨진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문제를 외면하면 결국 자기 자신도, 조직도 정체될 뿐이다.


그리고 때로는 문제를 직면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드러나지 않은 문제를 찾아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자신이 점점 예민해지고 짜증이 잦아진다면, 그 불균형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짚어봐야 한다. 일과 삶의 균형이 문제인지,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인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조직 운영도 마찬가지다. 리더들이 눈에 띄게 피로감을 느끼고 생산성이 떨어진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되짚어봐야 한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갈등이 없더라도, 뜻밖의 곳에서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거나 언제든 터질 수 있는 문제가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은 분명하다. "괜찮아요"라고 말하며 문제를 덮는 습관은 아주 위험하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더 깊어지고, 결국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진다. 지금 당장은 불편하고 창피할 수도 있지만, 문제를 드러내는 순간 해결의 문이 열린다. 괜찮다고 넘기지 말고, 해결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ante-hamersmit-U3AKT6ryvic-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 Ante Hamersm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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