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 돌파 없이도 나를 지키는 현실적인 대처법
사회생활에서 리더의 발언이 납득되지 않을 때가 있다. 때로는 말 자체가 불합리하거나, 심지어 모욕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그런 상황에서 즉시 반박하거나 문제를 바로 제기하기는 어렵다. 상대가 막강한 권한을 가진 사람일 수도 있고, 심지어 가족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매번 정면으로 맞서거나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부담과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때가 많다. 그래서 필요한 건 현실적인 대처법이다.
나 역시 상위 리더와의 소통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있다. 당시 나는 20대였고, 주변에 조언을 구할 만한 선배도 없어 더 깊은 난관에 부딪혔다. 리더의 발언이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순간마다 감정적으로 즉각 반응했고, 이는 상황을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억울함과 답답함이 쌓이면서 그 감정을 숨기지 못했지만, 그런 대응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감정을 억누르고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 발언이 나온 맥락과 의도를 파악하는 태도가 얼마나 필요한지 말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즉각적인 반응을 멈추는 것이다. 감정적으로 상처받았더라도 겉으로는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리더가 회의에서 불가능한 목표를 제시하거나 불합리한 요구를 할 때, 감정이 드러나는 표정이나 반응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일단 끝까지 차분히 듣는 것이 최선의 대응이다.
그다음은 발언의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해되지 않는 말일수록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배경과 의도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직접 질문하기 어렵다면, 동료나 선배들, 혹은 그 리더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더 나아가, 그 리더의 성장 배경, 살아온 과정, 성향 등을 파악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도 중요하다. 모욕적으로 들리는 말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그 발언이 나에 대한 절대적인 평가가 아니라는 걸 인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상사가 "넌 경영 능력이 없어!"라고 말했다고 해서 내 능력 전체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고, 상황을 냉정하게 보는 것이 필요하다. 감정이 쌓이면 일에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대화하거나 운동, 취미 활동 등을 통해 풀어주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이다.
자신의 의견을 불가피 전달해야 하는 순간도 있다. 이때는 정면으로 맞서기보다는 존중을 바탕으로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말씀하신 방향대로 진행하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몇 가지 현실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이 부분을 보완할 방법을 함께 논의할 수 있을까요?" 이런 식으로 리더의 권위를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입장을 조심스럽게 전달해야 할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통제할 수 없는 상대나 상황에 집중하기보다는, 내 감정과 태도를 관리하며 상황을 현명하게 풀어가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불합리하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순간 내 감정과 행동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결국 나의 성숙함을 결정짓는다.
현실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최선의 대응을 찾는 것이 결국 자신을 보호하고 성장시키는 길이다.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냉정한 판단력을 유지하는 것은 단순히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는 장기적으로 신뢰를 쌓고, 조직 내에서 건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불편한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를 지키며 꾸준히 성장해 나간다면, 조직에서 그 누구보다 신뢰받는 리더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