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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야구에서 "점수 줘도 돼!" 난 이 말이 참 좋다

투수에게 "점수 줘도 돼. 그냥 네 공 던져." 말한다. 우리도 그렇다.

'최강야구' 애청자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을 쓸 때도 생각이 난다. 최강야구에서 투수가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감독과 동료 선수들이 투수에게 "점수 줘도 되니까, 그냥 니 공 던져."라며, 투수를 격려한다. 그 말이 정말 맞다. 투수가 자기 실책으로 팀이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몸에 힘이 들어가 실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오히려 점수를 의식하지 않고 그냥 자기가 준비해 왔던 공을 던지면 결과도 잘 나오기 때문이다.


나는 이 말을 이렇게 풀어보고 싶다. "실수해도 되니까, 그냥 네가 준비한 거 해봐." "결과 생각하지 말고, 그냥 네가 할 수 있는 거 해봐" 나는 우리가 이 말을 믿었으면 한다. '진짜 실수해도 괜찮을까? 진짜 결과가 안 좋아도 괜찮을까?' 이런 꼬리표 의문을 달지 않았으면 한다. (이에 대해서는 끝에서 좀 더 서술하도록 하자.) 결과를 의식하지 않고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마음이, 정말 건강하고 강력하다. 이 마음이 우리에게 가벼운 마음, 즐기는 마음을 선물해 주며 오랫동안 꾸준히 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해 준다. 결국 좋은 결과도 따라오게 된다.


나는 이 부분을 나름 잘 적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나 스스로에게도 잘 적용하고 있다. 여러 고객사들을 마케팅하면서도 결과를 미리 걱정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나의 업무스트레스를 10분의 1로 줄여준다. 또한 자녀를 키우는 데 있어서도 결과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성적이나 점수로 그를 꾸짖거나 못마땅한 소리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대신 하루를 충실하게 살지 않은 점은 꾸짖는다.


또한 한국대학생인재협회에도 잘 적용하고 있다. 나는 리더들에게 프로젝트나 HR 측면에서 성과 압박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류의 압박은 그들에게 스트레스만 주고, 일하고자 하는 동기를 갉아먹기 때문이다. 성과가 나지 않았을 때는 건설적인 피드백을 통해 솔루션을 주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리더가 불성실하거나 무책임한 모습을 보일 때는 따끔하게 피드백하기도 하고 진지하게 조언하기도 한다. 또한 강의 시간과 멘토링 시간에도 대학생들에게 "실수해도 되니까 해봐. 일단 해봐."라는 말을 자주 한다. 들에게 결과를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경험을 하겠다고 와 놓고서는, 경험하기를 주저하는 모습, 소극적인 모습, 나태한 모습을 보일 때는 훈계한다. 면접 때 보여주었던 배우려는 열망, 성장하려는 열망을 잃어버린 태도, 초심을 잃은 태도는, (가능하다면) 반드시 교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추가로, 앞서 언급했던 '진짜 결과가 안 좋아도 괜찮을까?'라는 꼬리표 의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이 의문이 얼마나 의미 없는지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결과의 본질이 극단적으로 말해, 나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날씨와 같다. 결과는 내 손을 떠난 통제 불가능한 요소다. 결과는 내 건강 상태, 내 동료, 상사, 평가자, 경쟁자, 환경 등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고려되어 결정된다. 나의 노력만으로, 나의 의지만으로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날씨를 걱정하는 게 어리석은 일이듯이 결과를 미리 걱정하는 건 어리석다.


마지막으로, "점수 줘도 돼. 그냥 네 공 던져."라는 말에는 평상시 준비해 왔던 "네 공"이 있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결과에 신경 쓰지 않으려면, 내가 준비해 온 것이 확실히 있어야 한다. 하루하루 훈련하다 보면 그 시간이 축적되면, '네 공'이라는 내공이 생기는 것이다. 또 내가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다면 결과에 미련도 안 남을 것이다. 반대로, 평상시 준비해 온 것이 없으면 그 현장은 두려움 자체일 것이다.


내공이 생길 때까지 우리는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자. 실력을 발휘해야 하는 순간에 결과 생각하지 말고 평소에 치열하게 노력해 온 과정을 되뇌어보자. 그렇게 한다면 우리 모두 자신이 준비해 온 것에 대한 자신감으로 각자의 마운드에 당당히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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