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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사람들은 나를 금방 읽는다.

단점은 의외로 빨리 드러난다. 나를 오래 본 사람만 아는 게 아니다.


한국대학생인재협회(이하 '한대협') 활동을 하다 보면 학생들이 종종 비슷한 이야기를 꺼낸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처럼 저를 오래 본 분들만 제 단점을 알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멘토님이나 국장님도 금방 알아보셨어요." 이번 기수에도 그런 경험을 한 학생이 있다. 어릴 때부터 가족과 선생님에게 "자기 주장이 강하다", "표정이 차갑다"는 지적을 들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겨왔다. 그런데 한대협 활동 중, 잠깐 동안 함께한 멘토들과 실무진 국장님들로부터 똑같은 조언을 듣고 나서야, 자신의 문제를 더 이상 가볍게 볼 수 없음을 실감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흔히 "나를 오래 본 사람만 내 본모습을 알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사람은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끊임없이 자신을 표현한다. 말투, 표정, 리액션, 작은 행동 습관 같은 것들은 숨기려 해도 무심코 드러난다. 긴장이 풀릴 때, 피곤할 때,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릴 때, 본능적이고 습관적인 태도는 쉽게 겉으로 튀어나온다. 그래서 오래 지켜보지 않아도, 조금만 신경을 기울이면 사람의 기본적인 성향과 단점은 금세 드러나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말을 할 때 눈을 자주 피하는 습관은 상대에게 자신감이 부족해 보이게 하고, 작은 지적에도 금세 얼굴빛이 어두워지는 반응은 방어 본능을 읽히게 만든다. 무심코 짓는 무성의한 표정은 주어진 일이나 사람에 대한 관심 부족을 암시하고, 불편한 상황에 처했을 때 나오는 무심하거나 공격적인 말투는 위기 상황에서의 감정 조절 능력을 보여준다. 타인의 말을 들을 때 딴청을 부리는 모습은 집중력과 존중의 부족을 드러낸다. 이런 모습들은 일부러 분석하려 하지 않아도, 함께 일하거나 대화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결국, 단점은 감춘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예상하지 못한 순간, 작은 행동 하나에서 선명하게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단점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눈에 포착된다. 짧은 만남이라도 태도와 분위기는 금방 읽힌다. 결국 우리가 감추고 싶어 하는 부분까지 포함해서, 우리의 모습은 타인에게 그대로 전달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가 내 약점을 지적해 줄 때 억울해하거나 방어적으로 굴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것을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나조차 보지 못한 부분을 짚어주는 사람은, 나를 성장시키는 사람이다. 문제를 부인하고 피하려고 할수록 고칠 기회는 멀어진다. 단점을 인정하고, 차근차근 고쳐나갈 때 비로소 진짜 변화가 시작된다.


가족이든, 멘토든, 짧은 만남이든, 긴 만남이든, 결국 내 안의 진짜 모습은 보이게 되어 있다.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도 아니고, 무시한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스스로 직면하고 다듬어가는 편이 낫다. 나를 오래 본 사람만이 아니라,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내 문제점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내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 미숙하게 행동하고 말한 부분이 있었을까?"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자.

"내일은 오늘보다 분명히 나아진 내가 되자."

성장은 이런 결단에서 시작된다.


남들이 알아채기 전에, 나부터 나를 알아보자. 그리고 나를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들이 나의 문제를 짚어줄 때, 회피하거나 방어하지 말고, 진지하게 받아들이자. 그렇게 매 순간 자신을 다듬어갈 때, 내 인생은 단단하고, 아름답게 성장해 간다.


krakenimages-8RXmc8pLX_I-unsplash6.png 사진: Unsplash의 kraken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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