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을 못 받는 사람이 조직에서 겪는 진짜 손해
“이 방향이 더 좋을 것 같아요.”
“이 부분은 다시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조직이나 팀 안에서 흔히 오가는 피드백이다. 그런데 이런 말들이 유독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더 나은 결과를 위한 제안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내 생각이 틀렸다는 말처럼 들릴 때. 마음이 발끈하고, 억울함이 치밀고, 설명하고 싶은 말들이 속으로 쌓인다. 그 순간부터 우리는 ‘듣는 사람’이 아니라 ‘설명하려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런 반응이 반복되면, 피드백은 점점 무의미해진다. 누군가는 입을 다물고, 누군가는 기회를 잃는다.
한국대학생인재협회에서도 이와 같은 장면을 종종 목격한다. 예를 들어 한 팀은 팀원들 중 일부가 상위 리더의 피드백을 잘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리더가 충분한 논리와 근거를 들어 친절히 설명해도, 팀원은 방어적인 태도로 응답했고, 대화는 본질에서 벗어난다. 그러다 보니 회의는 매주 같은 문제를 반복하게 되고, 나머지 구성원들은 눈치만 보며 팀 분위기를 살피는 데 에너지를 쓴다. 또 어떤 임원의 경우, 회의에서 팀 방향이 명확히 정해졌음에도 이후에 계속 아쉬움을 표출하며 “원래 방향이 더 나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미 결정이 났음에도 반복적으로 아쉬움을 표현하니 팀의 집중력은 흐트러지고, 결정의 무게감은 점점 가벼워졌다.
이처럼 피드백을 듣지 않는 태도는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분명한 손해로 이어진다. 첫째, 신뢰를 잃는다. 피드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점점 ‘고집 있는 사람’, ‘협업이 어려운 사람’으로 인식된다. 실력보다 태도가 더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 둘째, 성장이 멈춘다. 피드백은 내가 놓쳤던 부분을 보게 해 주고, 나의 부족함을 직면하게 만든다. 아무리 훌륭한 멘토에게 배우고, 좋은 환경에 있어도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성장하고 싶다면, 먼저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셋째, 기회가 줄어든다. 리더는 ‘말이 통하는 사람’, ‘같이 성장할 준비가 된 사람’에게 더 많은 역할을 맡기고 싶어진다. 결국 좋은 기회는 피드백을 유연하게 수용하는 사람에게 돌아간다. 넷째, 팀 전체가 피로해진다. 한 사람의 고집은 팀 전체의 에너지를 갉아먹는다. 회의 분위기는 무거워지고, 일의 속도는 점점 느려진다. 그 피로는 결국 팀워크의 균열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피드백을 잘 수용할 수 있을까? 첫째, 바로 반응하지 말고, 일단 기록하고 곱씹는 습관을 들이자. 피드백을 듣고 나서 바로 “왜요?”라고 되묻기보다, “왜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감정을 다스리고 맥락을 이해하려는 이 한 걸음이, 피드백을 ‘비판’이 아닌 ‘도움’으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이런 태도를 가진 사람일수록 성장 속도는 훨씬 빠르다.
둘째, 고치기 어렵다면, 대안을 제시하자.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요”처럼 부정적으로 반응하기보다 “이렇게 수정해 보면 어떨까요?”라고 건설적으로 제안하는 편이 훨씬 신뢰를 얻는다. 반박보다 대안을 내놓는 태도는, 같은 상황에서도 전혀 다른 인상을 남긴다.
셋째, 말을 조심하자. 특히 결정된 사안에 대한 아쉬움을 뒤늦게 표출하는 건 조직 내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상위 리더의 피드백을 반영해 팀 회의를 거쳐 방향을 정했는데, 회의가 끝난 후 돌아가는 길에 “그래도 원래 방향이 더 나았던 것 같아”라고 말한다면, 그건 경솔한 발언이다. 그 말 한마디가 함께 내린 결정의 무게를 가볍게 만들고, 팀원들의 판단에도 혼선을 줄 수 있다. 이미 결정된 사안에 대한 아쉬움은 혼잣말로 끝내야지, 굳이 말로 꺼내 놓을 필요는 없다. 말에는 책임이 따르고, 리더일수록 그 무게는 더 크다.
피드백은 결국 태도의 문제다. 누군가의 말을 듣는 자세에는 그 사람에 대한 신뢰와 존중이 담겨 있고, 그 피드백을 수용하는 방식에는 나의 성장 의지가 드러난다.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단순한 겸손이 아니라, 변화에 열려 있는 사람이라는 분명한 신호다. 그리고 조직은 언제나 변화에 열려 있는 사람을 찾는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순간의 주목을 받을 수 있지만, 말을 잘 듣는 사람은 지속적인 신뢰와 기회를 얻는다. 그리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쌓아가는 사람이 결국, 더 오래 이끌고 더 멀리 간다. 사람은 말로 설득할 수 있지만, 듣는 태도로 신뢰를 만든다. 오래 살아남는 사람은 결국, 듣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