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 자전거가 알려준 인생의 진리
오늘 오전,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아이들에게 두 발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중학교 2학년이 된 큰아이는 30분 만에, 초등학교 5학년인 둘째는 1시간 만에 균형을 잡고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 짧은 시간 안에 자전거 타기의 원리를 터득한 것이다. 예전에 큰아이가 초등 저학년이었을 때도 한 번 시도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요령이 없어 결국 포기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전거 대여소 사장님이 정말 친절하게 연습법을 알려주셨다. 1단계는 두 발로 땅을 지지하며 속도를 낼 때 양발을 잠깐 들어보는 것, 2단계는 그 상태로 중심을 잡아 한 발을 페달에 얹고 다른 발은 공중에 두는 것, 3단계는 양발을 모두 페달에 올려 완전히 자전거를 타는 것이다. 그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자, 아이들은 금세 중심을 잡기 시작했고 자전거를 자유롭게 움직이게 되었다. 나와 남편은 아이들이 탈 때 옆에서 브레이크 잡는 법, 코너 도는 요령, 내리막과 오르막에서의 자세, 시선을 앞에 두는 법 등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아이들은 격려를 받으며 점점 더 자신 있게 페달을 밟았다. 연습하다가 딱 한 번 넘어졌을까. 아이들은 거의 넘어지지도 않고 다치지도 않았다.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보며, 문득 내 어릴 적 자전거 연습 시간이 떠올랐다. 나는 초등학교 1학년 때, 한 달 동안 혼자 연습했다. 부모님은 맞벌이셨고, 어린 나는 도움을 요청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안장에 앉으면 두 발이 땅에 닿지도 않았고, 울퉁불퉁한 보도블록 위에서 매일같이 넘어졌다. 무릎과 손바닥은 늘 까져 있었다. 지금도 무릎에는 자전거 타면서 생긴 흉터 여러 개가 없어지지 않고 남아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버텼고, 결국 자전거를 타게 되었을 땐 성취감이 컸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이 30분, 1시간 만에 자전거를 배우는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너무 오래, 불필요하게 고생했구나.’
그리고 동시에 절실히 느꼈다. 멘토와 코치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누군가의 조언과 안내가 있다면 우리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성장의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다. 멘토와 코치는 나의 성공을 1년, 2년, 어쩌면 10년 앞당겨 줄 수도 있는 존재다. 물론 누구나 혼자 배울 수 있다. 나처럼 고군분투해서 결국 자전거를 탈 수는 있다. 하지만 ‘잘 가르쳐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성장의 시간은 짧아지고, 실패의 횟수는 줄어든다. 그래서 우리는 더 쉽게, 더 멀리, 더 안전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곧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다가온다.
삶의 어느 순간, 나를 붙잡아주고, 길을 열어주고, 방향을 바로잡아준 인생의 멘토들을 떠올려본다.
그분들에게, 올해는 꼭 감사의 마음을 전해보자.
그분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