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당연한 게 아니라 감사한 거다

고마운 줄 아는 사람이 결국 기회를 얻는다

이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부모가 있는 것도, 부모가 다정한 것도, 누군가가 나를 챙겨주는 것도 결코 당연하지 않다. 혹시 누군가의 수고와 배려를 마치 당연한 것처럼 여긴 적은 없는가? “부모니까 돌봐야지”, “팀장이니까 챙겨야지”, “친한 친구니까 이해해 줘야지.”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상대방의 마음과 노력은 당연시되며 금세 무시되기 쉽다. 하지만 책임이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들인 땀과 정성까지 자동으로 따라오는 건 아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무책임한 부모, 이기적인 리더, 자기중심적인 친구들을 떠올려보면 금방 이해될 것이다.


누군가가 내게 시간을 내주고, 나를 위해 마음을 써준다면, 그것은 엄연한 ‘선물’이다. 설령 그 사람이 부모여도, 스승이어도, 상사여도, 친구여도 마찬가지다. 그 마음이 당연하지 않다고 느낄 줄 아는 사람이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결국 관계를 지키고, 기회를 얻는다.


오늘 한국대학생인재협회 43기 프로젝트 활동을 마무리하며 70여 명의 대학생들에게 롤링페이퍼를 받았다. 아이들은 여러 명에게 편지를 써야 했을 텐데, 나까지 챙겨준 그 마음이 참 고마웠다.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말들이 있다. “제 이름을 기억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제 메시지에 정성껏 답장해 주셔서 감동이었어요.” 이번 기수에 3번 정도 70여 명의 학생들이 메시지를 보냈고, 나는 그 하나하나를 읽고 각자의 상황에 맞게 답장을 남겼다. 시간과 에너지가 꽤 많이 들어가는 일이었지만, 아이들은 그 수고를 놓치지 않고 알아주었다. 작은 행동 하나에도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그 마음이, 오히려 나를 감동시켰다. 나 역시 아이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했다.


아이들의 메시지를 읽으며 다시 한번 느꼈다. 이름을 기억해 준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겸손함, 메시지에 답장을 받은 것을 고마워하는 겸손함. 결국 감사는 겸손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이건 내가 받아 마땅한 거야”라는 생각으로 살아가지 않는다. 누군가의 배려와 친절을 자신을 위한 특별한 선물처럼 여긴다. 그 마음이 바로 겸손의 출발점이다. 반대로, 자존심이 센 사람은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쉽게 하지 못한다. 고마움을 표현하는 순간 자신이 ‘지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 자기 연민에 빠진 사람은 “나는 지금 힘드니까 이 정도는 당연히 받아야 해”라며 타인의 배려를 가볍게 여긴다. 하지만 자존감이 건강한 사람은 다르다. 자신이 받은 도움의 크기를 정확히 알고, 그에 대해 기꺼이 감사를 표현할 줄 안다. 이것이 감사가 단순한 예의가 아니라, 성숙함의 증거인 이유다.


감사는 실력보다 오래가는 힘이다. 조직 안에서도 감사의 태도는 눈에 띈다. 비슷한 실력을 가진 두 사람이 있다면, 사람들은 감사를 잘 표현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어 한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같은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은 대체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팀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든다. 사람은 감정이 좋았던 순간을 오래 기억한다. 그리고 함께할 사람을 고를 땐, 결국 ‘능력’보다 ‘감정’을 기준으로 선택한다. 그렇기 때문에 감사할 줄 아는 태도는 조직 안에서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


결국, 감사하는 사람이 기회를 얻는다. 감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신뢰를 만든다. 신뢰는 더 큰 기회로 이어지고, 그 기회는 인생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감사를 아끼지 마라. 작고 사소한 일에도 고마운 줄 아는 사람이 결국 선택받는다. 당연한 게 아니라 감사한 것이라는 걸 아는 사람만이, 사람을 얻고, 기회를 얻는다.


belinda-fewings-5Oyvgxa4wEI-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 Belinda Fewings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