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너무 애쓰고 있는 것 같을 때

책임감이 아닌 중압감에서 빠져나오기 (부록: 자가점검 체크리스트)

by 리더십마스터 조은지멘토

야구 경기를 보면, 투수가 흔들릴 때 야수들이 마운드로 모여드는 장면이 있다. 그들이 투수에게 건네는 말은 단순하지만 깊다. "너 혼자 야구하는 거 아니야. 우리가 다 막아 줄 테니까 우리 믿고 던져. 맞아도 되니까 그냥 가운데로 던져." 이 말은 놀라운 효과를 발휘한다. 투수는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공을 던진다. 이 경기를 자기 혼자 책임지는 게 아니라는 걸 인식하는 순간, 긴장이 풀리고 리듬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내가 가르쳐온 대학생 리더들 중에도 꼭 그 투수 같은 친구들이 있었다. 팀을 이끄는 리더로서, 혹은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담당자로서, 이 모든 성과가 자기 손에 달려 있다고 느끼며 스스로를 압박하곤 했다. "내가 실수하면 끝이야.", "이건 다 내 책임이야." 그렇게 혼자 짊어진 책임감은 처음엔 프로의식처럼 보였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은 점점 지쳐갔다. 실수에 대한 두려움은 커졌고, 결국 번아웃 직전까지 가는 경우도 있었다.

책임감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걸 나 혼자 감당하려는 생각은 책임감을 넘어선 중압감이 된다. 그리고 이 중압감은 사람을 오래 버티지 못하게 만든다. 과도한 부담감은 스스로를 옥죈다. 실수 하나에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못한 채 결국 혼자 애쓰다 무너진다.

그래서 때때로 우리에겐 짐을 내려놓는 연습이 필요하다. 마음의 무게를 나누는 연습,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하는 연습, 그리고 '내가 다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서 한 걸음 물러서는 연습 말이다. 가장 먼저는 앞서 얘기한 야수들의 이야기처럼 팀을 믿는 일부터 시작할 수 있다. 완벽하려 하지 말고, 내가 실수해도 누군가 커버해 줄 수 있다는 신뢰를 갖는 것이다. 그래야 다음 공을 편하게 던질 수 있다. 또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자. '잘해야 한다'는 생각은 우리를 경직시키고 오히려 제 실력 발휘를 방해한다. 반면 '과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결과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며 몰입을 도와준다. 결국 성과는 반복되는 일관된 과정 속에서 나오지 않겠는가.

말의 프레임을 바꾸는 것도 큰 힘이 된다. "그냥 제가 다 할게요"보다 "같이 하고 싶어요", "팀원님을 믿어요"라는 말은 심리적인 무게를 덜어준다. 이런 말 한마디가, 나도 모르게 짊어진 책임의 무게를 조금 내려놓게 해 준다.

물론 이쯤에서 누군가는 현실적인 문제를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 팀엔 믿고 맡길 사람이 없어요." 정말 그럴 수도 있다. 팀원들의 역량이 아직 부족하거나, 책임을 나눌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일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라면, 이 질문을 스스로 던져볼 필요가 있다. '내가 기대하고 있는 이 성과는 지금 이 팀의 역량 안에서 가능한 수준인가?' 만약 아니라면, 그건 책임감이 아니라 욕심일 수 있다. 지금 팀이 할 수 있는 만큼의 적정 성과를 목표로 삼는 것, 그것이야말로 현실적이고 건강한 리더십이다. 과도한 욕심은 리더를 고립시킬 뿐이다.

혼자 끌고 가는 사람은 결국 오래가기 어렵다. 성과도 함께 만드는 것이고, 실패도 함께 겪는 것이다. 혼자 모든 걸 책임진다고 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혹시 지금 자기 역할에 대해 과도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면, 이 말을 자신에게 해보자. "나 혼자 다 감당해야 하는 건 아니야."


지금 내가 짊어지고 있는 책임감은 건강한 수준일까, 아니면 나도 모르게 중압감으로 바뀌어버린 건 아닐까? 아래 체크리스트를 통해 한 번 점검해 보자. 부담과 책임 사이에서 내 마음이 어디쯤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돌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건강한 책임감인지 버거운 중압감인지 구분하는 10가지 질문

일에 집중이 잘 된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리더십마스터 조은지···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약 20년간 한국대학생인재협회에서 만 명이 넘는 대학생들을 가르치고 마케팅, 영업, MD 등 수백 개의 프로젝트를 성공시켰습니다. 두아들의 엄마이자 12년째 개인 사업 중입니다.

381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9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53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