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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전 취업, 빠른 준비가 만든다

학벌·스펙 걱정될수록 '빨리, 꾸준히' 경험부터 쌓아라

올해 취업 시장에서 합격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열심히' 한 게 아니라, 어디에 시간을 써야 할지 '판단'을 잘했다는 데 있다. 대학 생활을 어떤 경험들로 채웠느냐가 취업의 성패를 가른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업들이 예전처럼 공개채용을 많이 하지 않고, 필요한 사람을 그때그때 뽑는 수시·상시 채용이 훨씬 많아졌다. 실제로 2025년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신규채용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채용의 절반 이상이 수시채용이었다고 한다. 또 같은 해 대한상공회의소의 <2025 상반기 채용시장 특징과 시사점 조사>에 따르면, 경력 채용만을 원하는 기업은 전체의 82.0%, 신입 또는 경력을 원하는 기업은 15.4%였다. 반면, 순수하게 신입직원만을 채용하는 기업은 전체의 2.6% 수준이었다. 다시 말해, 이제는 '일을 해 본 사람'이 훨씬 더 유리한 시대가 됐다.


이런 흐름을 잘 읽은 합격자들은 회사에서 바로 통할 수 있는 경험에 시간을 집중했다. 예를 들어, A라는 친구는 2년여의 시간 동안 꾸준히 리더직을 맡으며 다양한 마케팅 프로젝트를 주도했고, 그 과정과 결과를 포트폴리오로 정리했다. 실제 면접에서 질문의 대부분이 이 경험에서 나왔다. 그는 4학년 2학기에 취업에 성공, 입사하자마자 바로 프로모션 기획 역할이 주어졌다. 이미 실전에서 '조직 안에서 일하는 법'을 익혔다는 신뢰를 얻은 덕분이다.


반면 '열심'만으로 시간을 보낸 사람들도 있다. 한 지원자(마케팅 직무 지원)는 토익 950점, 자격증 5개, 학생회 임원, 마케팅 학회 리더까지 여러 스펙을 쌓았지만, 면접에서 "마케팅 성과를 낸 경험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겉으로는 화려한 스펙일지 모르나, 실제로 어디서, 어떻게 썼는지 설명할 수 있는 경험이 부족했던 것이다. '언젠가 도움이 되겠지' 하고 챙긴 스펙들은 정작 면접장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합격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여기에서 갈렸다. 실제 채용 현장에서는 "그걸 어디서, 어떻게 써봤나?"라는 질문이 먼저 나온다. 학점, 어학 성적, 자격증은 시작일 뿐, 결국 중요한 건 경험을 통해 무엇을 해봤고, 어떤 결과를 냈는지다. 포트폴리오 한 페이지라도, 내가 문제를 어떻게 발견했고, 해결 과정에 어떻게 참여했으며, 결과가 어땠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게 진짜 '경력'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덧붙이고 싶은 것이 있다. 만약 스스로 '내가 학벌이 낮은 편이다', '취업에 불리한 전공이다', '일머리가 부족한 것 같다', '사회성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라고 느낀다면, 준비를 더 일찍 시작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 구체적으로 시기를 명시한다면 2학년 2학기 또는 3학년 1학기부터 조직 경험이나 실무 경험을 하나씩 쌓아가기 시작하면, 두 학년 정도만 꾸준히 경험을 쌓아도 졸업 전에 자신만의 확실한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실제로 한대협에서 취업에 성공한 학생들 중에는 4학년 2학기 때 취업이 확정되어 여유롭게 졸업을 준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부족하다고 느낄수록 남들보다 먼저, 그리고 더 꾸준하게 경험을 쌓아야 한다. 처음엔 어설플 수 있지만, 경험이 쌓일수록 실전에서 쓸 수 있는 '나만의 무기'가 하나씩 생긴다. "아직 준비가 안 됐다"는 생각이 들수록 오히려 빠르게 시작해야 한다.


취업 시장에서는 완벽한 스펙보다, 부족함을 경험으로 채운 사람이 결국 더 강하다. 결국 취업은 방향성 없이 막연히 열심히 한 사람이 아니라, '회사와 유사한 경험으로 시간을 채운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무작정 스펙을 쌓는 대신, 회사와 비슷한 조직이나 프로젝트 경험을 쌓는 데 시간을 써라. 최근 일주일간 나는 그런 경험에 얼마나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자. 만약 자신 있게 "이 경험, 내가 직접 해봤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합격 통보는 이미 당신 곁에 와 있을 것이다.


merakist-zFd9Zvs0yN8-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 Mera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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