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리더의 마지막 방패다

오해받아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의 원칙

리더로서 신중하고 부드럽게 피드백을 건넸는데도 뜻밖의 반응이 돌아올 때가 있다. "팀장님은 저만 지적하세요." "그건 제 책임이 아니잖아요." "다른 사람도 그렇게 했는데 왜 저한테만 그래요." "전 그렇게 들리지 않았어요." 이런 반응을 들으면 리더는 당황한다. 나름의 배려와 존중을 담아 말했는데, 왜 이렇게까지 방어적으로 나오는 걸까. 사실 이런 태도는 피드백의 내용보다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된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직면하기 어려운 사람일수록, 피드백의 본질보다 감정적 불편함을 먼저 해결하려 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책임을 돌리고, 누군가는 변명을 늘어놓고, 또 다른 누군가는 침묵으로 저항한다. 모두 불안을 덜기 위한 미성숙한 방어일 뿐이다.

예전에 그런 팀장을 만난 적이 있다. 한 프로젝트의 팀장으로 선발되었지만, 팀원들에게 모범이 되지 못하는 행동을 반복했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팀원들의 연락에 일관되게 답하지 않는 태도였다. 회의 준비나 일정 조율을 위해 여러 번 연락해도 며칠씩 답이 없고, 갑자기 나타나서는 "요즘 좀 바빴어요."라며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곤 했다. 처음에는 그의 국장이 조심스럽게 그 부분을 짚어주었고, 두 번째는 수석국장까지 나서서 "리더가 연락을 끊는 순간 팀의 신뢰도 함께 끊어진다."며 여러 차례 피드백을 건넸다. 하지만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팀원들 사이에서는 "우리 팀장님은 단톡방을 안 보는 것 같다."는 불만이 쌓였고, 결국 프로젝트의 안정성을 위해 그를 열외 시켜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마지막 면담에서 나는 그에게 지금까지의 과정을 차분히 짚어주었다. 국장과 수석국장과의 면담 기록을 근거로, 어떤 부분이 반복적으로 지적되었고, 무엇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는지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리고 단호하게 말했다. "리더가 팀원들의 연락에 지속적으로 응답하지 않는 건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다른 팀장들, 국장들에 대한 신뢰까지도 흔들 수 있는 행동입니다." 그러면서도 완전히 문을 닫지 않았다. 다른 부서로 옮겨 실무진 국장들과 함께 일하며 다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안했다.